대구 도심 얼굴이 밝아집니다

입력 2009-04-21 10:02:18

▲ 딱딱하고 차갑던 콘크리트 담벼락을 여섯달 동안 작업한 끝에 온기가 넘치는 한폭의 수채화로 그려낸 장미숙(대구 남구 봉덕2동)씨가
▲ 딱딱하고 차갑던 콘크리트 담벼락을 여섯달 동안 작업한 끝에 온기가 넘치는 한폭의 수채화로 그려낸 장미숙(대구 남구 봉덕2동)씨가 '환희'라고 이름지은 아크릴벽화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011대구국제육상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를 앞두고 대구 도심을 화려하게 꾸미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2010년 세계소방관대회, 2013년 WEC(세계에너지총회) 등으로 외국인 방문러시가 예고되는 가운데 대구 도심이나 자신의 동네에 색깔을 입혀 외국인들을 맞이하려는 주민, 단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구시의 정책은?=대구시는 도시디자인 개선에 사활을 걸기로 했다. 지난 12일 열린 대구국제마라톤대회 때 TV중계를 통해 하늘에서 바라본 도심 경관이 너무 볼품없다는 여론 때문이다. 시는 90억원(추정액)의 예산을 책정, 도심 가꾸기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당초의 가로시설물에 대한 단순한 정비 차원을 넘어 아예 새롭게 색깔을 입히겠다는 시도다.

시는 도시 상징물과 조형물 등을 별도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구청 단위로 추진하고 있는 가로시설물(간판·토큰 판매소 등)과 노후건물 정비도 병행한다. 시의 역점 개선 사항은 ▷특정 업소들의 상투적인 간판 ▷쇠락한 재래시장(방천·수성) 살리기 ▷토큰판매소를 포함한 가로시설물 ▷건물 외벽 도색 ▷옥상 환경 녹화 ▷도로 포장 등 정비작업 등이다. 마라톤 코스 전체를 대상으로 홍보탑을 개선하고 조형물도 추가한다.

대구도시디자인총괄본부 김영대 본부장은 "대구 도심이 개성이 없고 답답한 측면이 많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엔 부끄럽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현장 정밀 조사를 거쳐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사업안을 확정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도 나선다=최근 들어 주민, 시민단체들도 대구의 모습 바꾸기에 뛰어드는 추세다. 남구 봉덕2동 주민 장미숙(50·여)씨는 자신의 특기인 그림을 이용해 구석진 동네 분위기를 바꿔 보자고 결심했다. 지난해 4월부터 5개월 넘게 4명의 자녀와 함께 대문부터 벽면까지 그림을 채웠다. 일대는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변했고 골목도 밝아졌다. 장씨는 "동네가 확 달라지니까 주민들도 좋아한다"며 "외국인들도 보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YMCA는 1998년부터 대구 중구 삼덕동 일대에 마을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삼덕초교 담장이 허물어졌고 연못이 조성됐다. 20일부터는 '어화(花)둥둥 꼭두야'라는 주제로 마을 꽃밭 꾸미기를 하고 있다.

계명대 미대생 60여명으로 구성된 '마을가꾸기 벽화봉사단'은 (사)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와 함께 6월부터 동구지역의 공공시설물, 방범초소, 굴다리 등의 공간에 벽화를 그리는 '자원봉사 마을 가꾸기 사업'을 벌인다. 달서구 월성주공 2·3단지, 성서 1단지, 본동주공 등 4곳의 영구임대아파트에는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커뮤니티(Community·공동체) 사업'이 진행 중이다.

봉산문화회관 정종구 기획담당은 "도심을 문화·예술적으로 꾸미면 주거민의 만족감 및 행복감을 높인다"며 "국제대회에 앞서 새로운 대구에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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