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거래량 지난달 3천건 돌파

입력 2009-04-17 08:58:01

대구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폭등세를 나타내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바닥'을 지났다는 기대심리가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주택 가격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진 않지만 가격 약세에다 거래량까지 줄어들었던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는 회복 심리가 켜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회복된 거래량이 계속 유지된다면 침체된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폐지가 거래량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매수 심리도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늘어난 매매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2007년 1월 이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해왔다. 2007년 월 평균 1천500여건 수준을 유지하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쏟아진 지난해에는 1천200~1천400여건을 오갔으며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12월에는 실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최저 거래량인 898건을 기록했다.

대구 전체 아파트가 45만여 가구(전체 65만가구)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거래가 거의 실종된 셈.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2007년부터 1가구 2주택자에 대해 50% 이상의 양도세를 물린데다 지난해에만 대구에서 3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신규로 입주하면서 대구 아파트 시장은 IMF보다 더 거래가 부진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 1월 1천28건에서 2월 1천365건에 이어 3천건이 넘어선 지난 3월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충분한 '반전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규제가 없던 3년전인 지난 2006년 3월 거래량이 2천108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거래량은 '이상 과열 현상'으로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치다.

◆거래 증가 원인은

대구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다양한 원인을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 거래가 워낙 침체돼 온 탓에 상대적으로 적체된 대기수요가 넘쳐나고 있고 주택 가격은 최저점을 갱신하며 바닥을 치고 있다. 가격은 낮고 수요는 많은 시장 활성화의 기본 조건이 총족된 상황이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지수를 보면 지난 3월 대구 아파트 가격은 4년전인 지난 2005년 4월과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달까지 -8.4%를 기록하면 하락세를 이어온 탓이다.

중개사협회 정용 대구지부장은 "분양가 상승뿐 아니라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대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 3년간 폭락한 셈"이라며 "여러가지 시장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대구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지나친 면이 있다"고 했다.

대구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지난 3년간 전국 대도시 중 최고치를 기록해 왔으며 3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 전국 평균(30%)보다 휠씬 높은 이유도 이같은 주택 가격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양도세 중과 폐지도 매수 심리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단 1가구 2주택자가 50%인 '징벌적 세금'없이 집을 팔수가 있고 기존 주택 소유자도 양도세 부담없이 매수에 가담할 수 있게 된 만큼 거래 환경이 크게 개선된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기존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국 최고수준인 미분양 물량(2만1천가구)에다 실물 경기가 가라앉은 악재가 여전해 대구 주택 가격 회복세를 미리 점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거래량이 회복되고 있어 일단 주택시장이 바닥을 지났다는 기대 심리는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 해소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주택 가격도 당분간 저점을 이어갈 것이지만 낮은 아파트 가격은 매수세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단 거래량은 침체 상황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 경기 후퇴의 대외적 변수를 빼고 주택시장 내부 환경만 따진다면 대구 아파트 시장의 구조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2만1천가구의 대구지역 미분양 중 시장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치는 준공후 미분양은 7천300여 가구.

하지만 이중 4천여 가구 정도가 이미 시공사 전세 물량으로 빠져나간 상태로 실제 '불꺼진 아파트'는 3천 가구 정도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지난 2007년 이후 대구지역 신규 분양이 사라지면서 올부터는 신규 입주 아파트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대구 입주 아파트는 3만 가구를 넘었지만 올해는 1만7천가구 내년은 1만4천가구, 2011년에는 7천 가구 안팎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지난 2년간 대구 주택 시장을 억눌려 왔던 양도세 규제에다 공급 과잉, 경기 후퇴 등 '트리플 악재' 중 실물 경기만 빼고 나면 악재는 어느정도 해소되고 있다"며 "경기만 회복된다면 추락한 주택 가격도 거래량 증가에 따라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