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의 기적

입력 2009-04-17 06:00:00

KBS1 '과학 카페' 18일 오후 7시10분

지난 2006년 7월 제자들과 함께 지질조사를 하던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는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하고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자연과학자로서 세계를 누벼야 하는 그에게 전신마비 장애는 사망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암울한 상황에서 희망을 찾았다. "오년 전, 십년 전에 안 다치고 이 시대에 다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컴퓨터 덕분에, 참 여러 가지로 나는 행운아다."

사람들은 전신마비 장애인의 기적 같은 재활 성공에 주목했지만 이 교수는 자신을 과학자로 봐 주길 바란다. 사고 후 자신의 상태를 알았을 때 가슴을 내려앉게 한 것은 전신 마비가 아니라 다시는 과학 연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에게 과학은 삶이었다.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 재활에 온 힘을 쏟았다. 그에게 있어 재활은 건강을 되찾는 과정이 아니라 과학을 연구할 수 있는 상태로의 귀환이었다. "모든 걸 잃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딱 보니까 최소한의 부분(머리)을 남겨놨더라고요."

이 교수의 첫 외국 나들이, 비행기를 타는 것은 전쟁이다. 비행기를 오래 타게 되면 욕창에 걸려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논문 발표는 커녕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지 꼭 2년반 만에 샌프란시스코 미국지구물리학회 총회에 참석한 이 교수는 자연과학자로서의 화려한 복귀를 세계에 알렸다. 그의 이야기는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외국 언론을 통해 소개됐으며, 미국 PBS의 과학전문 채널 '노바'에서도 이상묵 교수에 대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일반 대중이 알아주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 아니라, 동료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제 장기간 배를 타고 연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해양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심해저 열수 광상 탐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배를 타지 않고도 인터넷 웹을 이용해 배 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연구하는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상묵 교수가 어떤 기적을 이뤄낼 지 KBS1 TV '과학 카페-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교수의 기적'편(18일 오후 7시10분)을 통해 알아보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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