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 싶더니 한낮엔 땀이 뻘뻘 흐를 정도의 여름이 온 듯하다. 칼국수는 추운 날씨에 배를 뜨뜻하게 데우며 먹어야 하지만 흐르는 땀을 훔치며 먹는 칼국수도 제격이다. 칼국수는 특별한 재료 없이 간단히 해먹을 수 있는 한국 대표음식이다. 복잡한 조리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칼국수의 세계로 떠나보자.
칼국수는 면에 넣는 재료에 따라 각양각색의 또 다른 맛의 향연을 뽐낸다.
흔히 집에서 해먹는 맛칼국수는 멸치국물 칼국수로 담백한 국물 맛이 구수하다. 닭을 고아서 그 국물에 면을 삶은 닭칼국수. 닭고기의 진한 육수와 쫄깃쫄깃한 면발의 만남이 환상적이다. 담백하고 구수한 국물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마음속까지 개운해짐을 느낄 수 있다. 불황탈출 맛의 비결이기도 하다. 시원한 해물육수에 푸짐한 닭고기 고명을 올리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느낌이다. 바지락조개 삶은 국물에다 새우'홍합'오징어 등을 넣고 끓인 해물칼국수는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건강식으로 들깨칼국수와 도토리칼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들깨즙을 물과 함께 끓이다가 썰어놓은 면을 넣고 애호박과 표고버섯으로 고명을 한 들깨칼국수. 들깨는 저혈압'피로회복'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과 여성의 미용과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도토리칼국수는 도토리가 주원료로 밀가루와 혼합반죽해 김'깨'계란 등을 얹어 먹으면 또다른 칼국수 맛을 느낄 수 있다. 도토리는 피로와 숙취해소, 소화기능을 촉진하며 특히 도토리에 함유돼 있는 아콘산은 인체 내부의 중금속 및 유해물질을 흡수'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도시민들에게 인기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칼로 썬 국수를 따로 끓는 물에 삶지 않고 국수의 장국에 넣어 그대로 삶은 제물칼국수. 장국이 약간 걸쭉하고 색이 흐리지만 밀가루에 콩가루를 약간 섞으면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에 가면 토속칼국수인 '모리국수'를 맛볼 수 있다. '모리국수'는 옛날 구룡포 뱃사람들이 출출할 때 커다란 냄비에 갓 잡은 생선과 해산물, 국수를 넣고 고춧가루를 팍팍 뿌려서 칼칼하게 끓여낸 것인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내도 모린다"라고 말했던 것이 입으로 전해지면서 모리국수가 됐다고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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