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모두를 위한 '장애인 배려'

입력 2009-04-16 14:34:41

어느덧 4월이다. 찬바람 속에 움츠려 있던 세상 만물이 봄볕을 자양분으로 기지개를 켜고, 겨우내 멈췄던 생명의 끈을 이어가는 계절이다. 세상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금의 봄기운이 반갑기만 하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른다. 이 과정을 피해간 사람은 하늘 아래 아무도 없다. 길고도 짧은 인생의 여정은 때로는 자신이 안고 있는 상처 때문에, 때로는 자아실현의 기쁨으로 울고 또 웃는다. 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상태로 태어나는 사람 또한 없다. 또 노력한다고 해서 완전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일생 동안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모난 부분의 풍화 과정을 거친다면 자신의 삶의 향기를 더 피워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장애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리고 우리 또한 산업화와 기계화 사회에서 후천적으로 언제 장애인이 될지 모르는 예비 장애인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경계와 편견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단지 남들보다 불리한 신체나 정신적인 조건을 뛰어넘기 위함이 다르고,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소중한 꿈으로 키워가는 꿈의 모양이 다를 뿐인데도 말이다.

장애인의 사전적 의미가 정의하듯이 생활하는 데 다소 불편할 뿐이건만, 우리 사회가 아직은 장애인과 함께할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 장애인이란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간단치가 않은 일이다. 장애인의 권익 보호나 자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금 정부나 자치 단체에서는 여러 가지의 시책 개발과 함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보호법, 장애인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등의 제도적 장치와 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사업, 장애인 심부름센터 운영, 장애아동 부모 교육사업, 재가 장애인 가정 지원 서비스 등 장애인의 일상 생활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복지 시책과 편의 시설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편의시설도 점차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공공 부문의 노력도 사회구성원 공동의 노력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금 우리 의성군에는 군민의 8.5% 정도인 5천여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다. 인구에 비해 아주 높은 수준이다.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재정 여건상 충분하지 못하다. 그러나 예산의 많고 적음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다. 절망과 좌절을 꿈과 희망으로 치환하기 위해 안으로는 자기 연민과 밖으로는 사회적 편견과 맞서고 있는 장애인들의 의지를 다 같이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 이달에는 '장애인의 날' 행사를 비롯한 여러 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상처받기 쉬운 영혼에 용기를 주고 위문하며 재활 의지를 다지는 행사들이다. 행사 목적의 행간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자. 그래서 장애인은 세상과 불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울리며 소통하는 존재로 나아가고 비장애인들은 배려와 사랑으로 편견의 벽을 허물어 나가자. 사람과 사람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향기가 새싹과 봄꽃의 향기보다 더 아름답고 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성군수 김 복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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