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 지름 80cm 하수도 안 '극한의 작업 현장'

입력 2009-04-15 06:00:00

EBS '극한 직업' 15·16일 오후 10시 40분

큰 도로 중심에 있는 '암거'와 조그만 골목길 '관거'를 청소하는 사람들. 1m50cm 높이의 네모난 통로로 된 암거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온몸이 오물투성이가 될 정도로 하루 종일 허리를 숙이고 작업에 매달려야 한다. 짧은 점심때 잠시 밖으로 나오는 것이 허용될 뿐. 동그란 원형의 '관거'는 지름이 80cm 밖에 되지 않아 장비의 도움을 받는다고는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작업. 쉬지 않고 일해도 600m 이상을 청소하기 어렵다.

4년차 손원흥씨는 나무 뿌리가 파고들어 파손된 하수관을 보수하고 있다. 보수기에 의존한 채 지름 80cm의 하수도를 무릎으로 기어 들어간다. 하수관의 파손된 부분에 원형의 보수기를 넣어서 부풀려 밀착시킨 후, 파손 부위를 보수하는 것. 만약 좁은 하수도 작업 중 물이라도 흘러 내려오면 큰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지하철 공사장 옆, 오수가 지나가는 거대한 통로를 청소하기는 8년 경력의 정낙구씨도 힘에 부친다. 퇴적물을 빨아들이는 장비의 호스가 압력이 너무 세서 다루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만약에 튕겨서 갈비뼈에 맞기라도 하면 숨쉬기조차 힘들다. 고된 작업 속에 작업복은 항상 더러워져 있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도 힘들다. 하수관 청소원을 향한 이런 사회적 시선보다도, 어린 자식들에게까지 그 냄새가 느껴질까봐 더욱더 고민이다. 작업을 하다 보면 어느덧 온몸에 검은 물이 튀고 살갗은 천장의 석면 가루와 쇳가루에 쓸리기까지 한다. 좁은 관을 청소하다 보니 손등이나 팔의 살갗이 벗겨지는 사고는 흔하다. 마지막 작업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해수를 공급하는 해수처리장의 탱크를 청소하는 일. 문제는 물이 들어오기 전 12시간 안에 1천500t 규모의 큰 해수 탱크를 청소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 탱크 안의 가라앉은 슬러지를 저어 일으켜가며 작업하는 이들은 자신의 얼굴이 더러워진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한다. 정신없는 작업 끝에 어느새 깨끗해진 탱크 바닥. 자신이 더러워질수록 도심은 더 깨끗해진다는 하수도 청소원들을 EBS '극한직업-하수도 청소'편(15·16일 오후 10시40분)에서 만나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