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우리 국민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날아온 낭보로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다른 팀과 비교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고, 김연아 선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에 오른 때문이다. 김연아 우승'WBC 준우승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 원이 넘는다고 하니 우리 국민에게 기쁨과 함께 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된 일석이조인 셈이다.
김연아는 이 부문에서 사상 최초로 207.71점을 획득, 꿈에 그리던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 랭킹에서도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전지훈련과 대회 참가 등으로 3개월 만에 귀국한 김연아는 "오랫동안 캐나다에서 훈련해서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꿈에 그리던'과 같이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한때 외국으로 수출하던 상품이다." "네가 어찌하든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 등에 나오는 '-던'과 '-든'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던'은 지난 일을 나타낼 때로 '-던가' '-던걸' '-던고' '-던데' '-던들' '-던지' 등으로 활용하여 "그날은 뭘 했던가 모르겠다." "그때는 어디 살았던고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 고비만 잘 넘겼던들 이 지경은 안 됐을 텐데."로 쓰인다. '-던지'는 지난 일을 회상하여 막연한 의심'추측'가정의 뜻을 나타내거나("거기서 뭘 샀던지 생각이 안 난다.") 지난 일을 회상하되 그것이 다른 일을 일으키는 근거나 원인이 됨을 나타낸다("날씨가 어찌나 춥던지 정말 혼났다.").
'-든'은 조건이나 선택을 나타내며 '-든지'의 준말이다. "오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라." "눈이 오거든 차를 가지고 가지 마라."로 쓰인다. '-든지'는 용언의 어간이나 높임의 '-시-' 또는 시제의 '-았(었)-'에 붙는 연결어미이다("하든지 말든지 네 마음대로 해라.").
김연아가 한 말 중에 나오는 '오랫동안'과 '오랜만에'를 '오랜동안' '오래 동안' '오랫만에' '오랜 만에'로 쓰면 잘못이다. '오랫동안'은 시간상으로 썩 긴 기간 동안을 뜻하는 명사로서 "그는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한 여선생을 오랫동안 먼발치에서 혼자 좋아해 왔었다."로 쓰인다. '오랜만'은 '오래간만'이 줄어서 된 명사로서 "웅보는 오랜만에 고향 사람을 만나자 반가웠다."로 활용한다.
어떤 만남이든 감동이 있으면 오랫동안 지속된다. 작은 감동이라도 주고받으며 만나는 즐거움은 배가된다. 평범한 말과 행동으로 감동을 만들며 사는 것이 삶의 지혜이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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