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빠르고 두텁게' 겨우내 담금질을 끝내고 모습을 드러낸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구속이 빨라졌고 주축 투수들의 몸 상태도 더 나아졌다. 특히 선발 투수진에서는 배영수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불펜에선 정현욱, 오승환의 활약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열쇠다.
선동열 감독이 구상한 선발 투수진은 '윤성환-루넬비스 에르난데스-크루세타'다. 구위가 가장 좋은 상태인 윤성환의 개막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에 체인지업을 장착한 윤성환은 올 시즌 15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붙박이 선발로 첫 해를 보낸 뒤 경기 운영 능력도 좋아져 기대를 걸 만하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과 달리 에르난데스와 크루세타는 강속구 투수들인데 에르난데스와 달리 크루세타는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연습경기(0대4 패)에서 크루세타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며 4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선방,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에이스 배영수는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주무기인 강속구를 잃었음에도 완급 조절을 바탕으로 9승을 건졌다. 예전 구속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삼성은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팔꿈치 통증을 덜어냈고 정신력도 보다 강해졌다. 시속 14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직구 구속을 끌어 올리는 것이 마지막 남은 숙제다.
강력한 불펜은 삼성의 힘이다. 권혁, 안지만, 정현욱이 이른바 '필승 계투조'이고 3시즌 연속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다. 안지만은 안정된 투구 내용을 이어가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면서 구속이 시속 140㎞를 겨우 넘겼던 좌완 권혁도 몸 상태가 지난 시즌보다 좋아지면서 다시 강속구를 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펜임에도 지난해 많은 이닝(127이닝)을 던졌던 정현욱과 잦은 대표팀 차출로 구위가 떨어졌던 오승환이 문제다. 1일 시험 등판한 둘은 모두 최고 구속이 시속 144㎞였다. 공 끝이 좋은 오승환에겐 구위 회복을 알리는 청신호지만 정현욱으로서는 자신의 구속보다 3~5㎞ 정도 부족한 수치. 다소 흐트러진 투구 균형을 찾으면 구속 역시 올라갈 전망이다.
선 감독은 "정현욱은 충분히 제몫을 해주겠지만 지난 시즌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많이 던져 몸에 여파가 남아 있을 것이다. 등판 횟수와 투구 수를 조절해 줄 생각"이라면서 "차우찬과 조진호를 번갈아 5선발로 쓰면서 김상수, 지승민, 최원제와 함께 '승리조'를 받칠 불펜으로 쓰겠다. 김상수의 구위가 불펜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좋아진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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