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이 지난주 은행권의 신용 평가에서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을 받으면서 향후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왕 브랜드인 '아너스'가 지역 주택업계에서는 드물게 역외 1군 대형 건설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해 온데다 구조적 위기보다는 일시적 자금 유동성 문제로 경영 위기에 빠진 때문이다.
◆'아너스'의 위기 원인
지난 1976년 권성기 회장이 설립한 태왕은 섬유업에서 모은 재력을 바탕으로 1989년부터 건설업에 뛰어든 대구 대표 기업중 하나다.
태왕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 1990년대 지역 대표 건설사였던 청구, 우방, 보성이 부도 사태를 맞은 뒤 '아너스'란 브랜드를 갖고 이들 기업의 빈자리를 메우며 아파트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대구에서 가장 시세가 높은 황금동 태왕 아너스를 비롯해 2000년 이후에만 대구경북에서 무려 17개 단지를 분양했으며 이중 2006년 이전 분양한 13개 단지를 성공시키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 온 것.
또 이러한 성공을 기반으로 2006년도에는 전국 시공평가능력 80위권까지 진입할 정도로 회사 규모도 커졌으며 지난 2007년에는 청도에 27홀 회원제 골프장인 '그레이스 CC'를 개장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몰아닥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잘나가던 '아너스'도 발목을 잡히기 시작했다. 2006년 달서구에서 잇따라 분양한 진천동 아너스와 월성동 아너스베스트 및 용산동 아너스 오블리제 단지 계약률이 30% 수준에 그친 것. 금융권의 신용평가 등급에서 C등급을 받은 것도 결국 3개 단지 미분양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회생 가능성은
태왕은 지난해부터 자금난을 겪어왔지만 회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됐던 3개 단지 중 2개 단지는 지난해 무사히 준공을 마쳤으며 공사 진행 사업장은 용산동 오블리제 단지 1곳밖에 없는 상태.
현재 공정률이 40% 정도인 오블리제 단지는 총 공사비 2천600억원 중 1천억원을 투입했으며 이중 400억원은 태왕 자체 자금으로 조달했다.
또 자체 자금 100억원이 투입된 중구 대봉동 재건축 사업장은 현재 이주, 철거만 마친 뒤 착공을 미루고 있다.
태왕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금융권 지원을 받아 오블리제 단지 준공만 마치면 경영 정상화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미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해 왔으며 골프장 경영권도 지난달 매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태왕은 580억원의 보증채무(PF)를 빼고는 담보대출을 통한 500억원 정도의 차입금 밖에 없는 상태며 채권 금융회사도 2금융권을 합쳐 10곳 정도에 그쳐 워크아웃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들은 "태왕이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 대상이 됐지만 취약한 지역 건설업 현실을 감안할 때 아너스 정도의 브랜드를 다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며 "채권단 뿐 아니라 대구시나 경제계의 적극적인 지원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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