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 없는 농촌 "애 낳기 겁나요"

입력 2009-03-30 06:00:00

영천, 신생아 744명 중 500명 대도시 원정출산

"산부인과가 없어 애 낳기가 겁납니다."

경북지역 임신부들이 지역 내에 산부인과 등 분만시설이 없어 인근 대도시 원정 출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칠곡, 예천, 봉화 등 11개 군지역에는 분만 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도내 10개 시 지역에는 산부인과가 있지만 일부 시 경우 분만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구 10만4천여명인 영천시 경우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는 2곳인데 이 중 한 곳은 조만간 분만실을 축소 운영할 방침이다. 다른 산부인과 한 곳은 분만실·신생아실 운영, 야간 당직 등의 부담으로 아이를 받지 않은 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종합병원인 영남대 영천병원은 분만실 이용자 감소, 적자 누적 등을 내세워 2007년 10월 산부인과 문을 닫은 뒤 현재 부인과 진료만 계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야간 갑작스런 진통으로 수술을 해야 할때나 인근 대도시로 이송 중 응급상황 발생때 임신부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영천시의 지난해 출생 신생아 744명 가운데 약 500명이 대구, 포항, 부산 등 대도시 원정 출산으로 태어났다. 임신부 대부분이 응급조치가 가능하고 분만실, 산후조리원 등 시설이 잘 갖춰진 대도시 전문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한 산부인과 원장은 "중소도시에 산부인과가 없는 것은 근본적으로 출산율이 낮기 때문"이라며 "임신부의 심한 하혈로 응급조치 후 대구의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영천·민병곤기자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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