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이 마침내 박연차 태풍에 쓰러졌다. 10여 차례 검찰의 내사와 수사를 받으면서도 사법처리를 면한 그는 이번에는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26일 구속영장을 피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꼬리표는 참여정부 시절은 물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더불어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릴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측근 중의 측근이었다.
그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노 전 대통령이 정계에 뛰어든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386운동권 출신인 그는 그때부터 안 최고위원 등 다른 386 측근들과 더불어 노 전 대통령 옆을 지키면서 지난 2002년 대선 때까지 기획과 정책을 도맡았고, 참여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당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견제하자 청와대를 떠났다가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했고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고 있다.
혐의는 법정에서 최종 가려지겠지만 '친노 386그룹'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그의 몰락이 '친노 386의 몰락'이자 '개혁(?)의 몰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좌희정'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씨 사건에 연루돼 사법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의전비서관을 지낸 서갑원 의원마저 검찰의 사정권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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