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음식물 쓰레기 배출용기가 대구에서 조만간 사라진다.
다음달 달서구가 음식물 쓰레기 문전수거제를 시작하면 시행 2년여 만에 대구 전체에서 문전수거제가 시행되는 셈이다. 지금은 단독주택만 대상이지만 앞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문전수거제는 내놓는 음식물쓰레기 양만큼 돈을 내다보니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제때 수거를 하지 않거나 관리가 소홀하면 악취를 풍기는 등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쓰레기 양 확 줄었네=대구에서 가장 먼저 쓰레기 문전수거제를 시행한 달성군은 음식물쓰레기 감량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달성군은 2007년 1월 대구에서 처음 문전수거제를 도입했는데 첫해 배출량이 1만1천193t으로 시행 전인 2006년 수거한 쓰레기량(1만1천845t)보다 652t(5.5%)이 줄었다. 2008년에는 1만1천10t으로 감소했다. 군청 관계자는 "전체 음식물 쓰레기량 중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1월부터 문전수거제를 시작한 서구도 지난해 1, 2월 하루 73t씩 배출됐던 음식물 쓰레기가 올해 1, 2월에는 43t으로 41%나 감소했다. 지난해 월 1억5천900만원이 들던 처리비용도 올해는 1억800여만원으로 32%가량 줄었다. 다른 구들도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량이 20~40%가량 감소했다.
요금 부과방식이 내놓는 음식물 쓰레기 양에 따라 달라져 조금이라도 덜 내놓으려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월 1천300원씩 요금을 냈으나 지금은 납부필증 스티커(ℓ당 36원 정도)를 사서 부착해 내놓다 보니 요금이 배출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보통 한 가정에서 한 달에 1천원 정도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나 종전보다 처리 비용을 300원 가량 아끼고 있었다"고 했다.
◆용기분실, 악취 대책은?=시민 불편과 제도상 미비점도 있다. '제때 수거하지 않았다' '쓰레기통이 없어졌다' '납부필증을 분실했다' 등의 민원이 구·군에 쏟아지고 있다. 주부 김모(48·수성구 고산동)씨는 "깜깜한 밤에 대문 앞에 용기를 내놓다 보니 누군가 가져간 것 같다"며 "9천원이나 주고 새로 샀는데 앞으로도 계속 없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수거원이 비워놓은 통에 남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얌체족까지 등장, 이웃 간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 경우 수거시간이 오전 11시까지 이어지다 보니 보기가 흉하고 자칫 수거가 안 될 경우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어 악취 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박모(64·여)씨는 "제때 쓰레기 수거를 안 하는 바람에 사흘 동안이나 비닐 봉지에 담아놓은 적이 있다"며 "제대로 수거하지 않고 쓰레기 일부를 쏟아놓고 가버려 대문 앞을 다시 청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수성구와 남구는 수거차량과 오토바이를 한 조로 편성해 도로 폭이 좁아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곳은 오토바이로 수거하고 있다.
◆아파트도 한다=각 구·군은 아파트에도 '배출하는 만큼 돈을 내는 방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에 종량제, 개별부과제를 실시하는 곳은 중구와 북구뿐이다. 중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파트에 종량제를 도입했는데 공동수집용기에 쓰레기를 모으는 방식은 예전과 같지만 수거시 납부필증을 부착하지 않으면 가져가지 않는다.
북구도 지난해 7월부터 아파트에 문전수거방식을 도입했는데 공동용기에 내다버린 양을 측정해 가구별로 나눠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용기에는 양을 측정할 수 있는 눈금이 있고, 수거할 때마다 수거원이 그 양을 측정해 관리비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른 구청들도 문전수거제를 공동주택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수성구청 정성환 재활용담당은 "아파트의 경우 요금 부과를 두고 여러 가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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