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내림세…주식시장 '생기' 찾는다

입력 2009-03-25 09:38:00

달러값이 내리고 있다. 1달러를 사려면 한때 1천600원을 줘야했지만 24일엔 1천3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달러값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키코피해주·항공주 등 고환율 피해주가 생기를 되찾아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급락세를 이어왔던 국제유가도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유가에 민감한 관련 종목 역시 들썩거리고 있다.

◆환율, 추세를 바꿨나?

24일 1달러값은 전날보다 달러당 8.10원 하락한 1,38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29원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10일(1,382.90원) 이후 40여 일 만에 처음으로 1,38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1달러값은 한때 1,376.70원까지 밀려내려가기도 했고 25일 오전에도 달러값은 또다시 약세였다.

달러값이 내림세를 보인 것은 우리나라 주가가 강세를 보인 때문이다. 또 24일 외국인이 3천6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24일 원/엔 환율 역시 전날보다 100엔당 39.29원 급락한 1,407.43원까지 내려갔다.

고환율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을 1,000원에 맞춰 기업이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본다. 곧 있을 환율 디스카운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엔고와 일본 제조기업의 위기' 보고서를 통해 "국내기업은 환율상승(엔고·원저)에 의한 수출 경쟁력의 상대적 강화에 안주하지 말고 '포스트 엔고' 즉 '원고'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환율 피해주 기지개

원화가치가 오랜만에 회복되면서 이른바 키코 피해주와 항공주 등 고환율 피해주가 오랜만에 웃었다.

2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성진지오텍이 4.80% 오른 것을 비롯해 선우ST(4.58%), 씨모텍(2.16%), 우주일렉트로(2.01%), 헤스본(1.45%), 모나미(1.34%), 엠텍비젼(1.04%) 등 키코 피해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5.35%)과 아시아나항공(1.39%) 등 항공주와 한국전력(2.38%), 한국가스공사(0.34%) 등 전기가스주도 강세를 보였다.

SK에너지(2.95%), GS(1.36%), S-Oil(1.37%) 등 정유주와 한화석화(3.58%) , 호남석유(1.02%) 등 석유화학주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고환율 피해주들의 강세는 원/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하락하면 키코로 인한 환손실이 줄어들고 해외여행 비용부담이 감소하며 원부자재 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당 종목들에 호재로 작용한다.

◆맥못추던 국제유가도 오르나?

지난해 말 글로벌 경기침체로 배럴당 33.87달러(WTI 기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지난달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3.80달러까지 올라섰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자 정유, 플랜트, 조선 등의 수혜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에너지는 전날보다 2.95% 오르면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달 2일 7만원이었던 주가가 한달도 못돼 30% 가까이 오른 것이다. SK에너지와 같은 정유주인 GS와 S-Oil도 이달 초부터 약 20%의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유가 강세는 플랜트 발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건설·플랜트주의 강세도 불러오는 중이다.

세계 최대의 플랜트 발주지역인 중동 국가들이 지난해 말 유가 폭락으로 플랜트발주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랐으나, 최근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SK건설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9억달러 규모의 가스압축플랜트를 수주했다.

국내 대표적인 해외 플랜트업체인 두산중공업과 현대건설은 24일 각각 6.42%, 7.05% 급등했다.

유가 강세는 바다에서 원유를 채취하는 해양 플랜트의 발주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져 해양 플랜트에 강점을 가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24일 각각 2.97%, 1.90% 올랐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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