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e-스터디 5년째 강의…강북중 성현순 교사

입력 2009-03-24 06:00:00

과도한 사교육비 탓에 서민들의 허리가 휘는 것이 오늘날 교육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현직 교사들이 무료 인터넷 과외강사로 나섰다.

대구 강북중학교 성현순 교사는 대구시교육정보원이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대구 e스터디'(http://estudy.daedu.net)에서 5년째 운영 및 강의를 맡고 있다.

"19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사교육에 지나치게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생각에 그걸 걷어내 보려고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우던 성 교사는 2004년 어느 날 '대구시교육청이 인터넷 강의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사이버상으로 뛰어들었다. 인터넷 강의가 공교육 정상화와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무료라는 점도 성 교사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무료강의가 사교육비 절감뿐 아니라 교육평등권과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을 유도하는 훌륭한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일반학원이나 인터넷 유료강의 경우 한번 등록하면 끝까지 다녀야 하지만 무료강의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다가 필요할 때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자율적인 학습태도를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성 교사는 무료 인터넷 강의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절감하고 있단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가난 때문에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평등이라는 사회의 큰 가치를 위해서라도 인터넷 무료강의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사명감 때문에 성 교사는 인터넷강의를 하면서도 일대일 지도, 진도 측정 등 학생관리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단순히 교과내용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출결 관리에서부터 수업진도, 학습지도에 이르기까지 일대일 사이버 담임교사 역을 자처하고 있는 것.

성 교사의 이 같은 열성은 다른 학교 학생들까지도 열혈 팬으로 만들고 있다. '고맙다'는 학부모들의 인사와 함께 자신의 담당과목인 과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질문으로 이메일함이 꽉 찬다고 한다.

"인터넷 무료강의는 21세기 교육에 큰 축복이 될 수 있다"는 그는 다만 "보조적인 수단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학교교육이 주가 돼야 합니다. 자칫 인터넷강의에만 의존하다 보면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기만 하는 응석받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성 교사가 참여하고 있는 대구 e스터디에서 수강을 원하는 학생은 다니는 학교와 관계없이 마음에 드는 사이버 교사의 학급에 가입을 신청하면 되고, 여러 학급에 동시에 들어갈 수도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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