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치(17일 현재 1돈쭝 17만9천300원)를 기록하면서 금니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금니를 빼서 팔겠다'는 이들이 늘고 금니를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다. 심지어 고인의 금니를 찾겠다는 유족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고인의 금니, 찾을 수 있나?
얼마전 부친상을 당했던 김인상(52·가명)씨는 아내의 '금니 타령'에 화가 잔뜩 났다. 대구명복공원에서 화장을 한 뒤 부친 유골 앞에서 아내가 "금값이 비싼데 아버님 생전에 해드린 다섯개의 금니를 찾아야 할거 아니냐"고 불평했기 때문. 김씨는 "당시에는 '고인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다'며 아내를 꾸짖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니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궁금했다"며 "금니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담당 공무원에게 문의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담당 공무원의 답변은 '찾을 수 없다'였다. 시신 화장 내부 온도가 워낙 높아 금니가 녹아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대구명복공원 관계자는 "시신을 화장할 때는 화장로의 평균 온도가 1천℃, 높을 때는 1천200℃가량의 고열이 발생한다"며 "특히 20여분간 시신의 머리부터 고열을 쬐기 때문에 이내 녹아 버리는 금니를 찾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웃 일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2009년 1월 일본 지자체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시신을 화장하고 난 재에서 이(齒)의 치료나 인공뼈 등으로 사용되는 금, 은, 팔라듐 등의 귀금속을 수거해 지자체의 수입으로 잡고 있다. 도쿄도는 2007년 금 700g, 팔라듐 500g, 은 1천900g을 회수해 약 320만엔(한화 4천48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나고야시는 연간 평균 12kg의 귀금속을 회수해 약 1천20만엔(한화 1억4천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금니 값어치 얼마나 될까?
의사들은 금니로는 '금값'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치과 의사 김모(53)씨는 "요즘 금니에 쓰이는 금은 이전과는 달리 순금이 아닌 합금이어서 팔아도 큰 돈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무늬만 금값'이라는 치과의사들의 말과는 달리 금값이 뛰면서 금니를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생겨났다. 금니를 직접 가져가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감정을 거쳐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들 사이트는 금상태에 따라 한 돈쭝(3.75g)에 2만9천~11만원을 주고 있었다.
폐금 업자들의 금니 수거 경쟁도 치열하다. 중구에서 폐금 도매업을 하고 있는 박모(55)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치과 병원을 찾고 있다. 박씨는 "예전에는 한달에 한번 꼴로 치과 병원을 돌며 금니를 수거했지만 이제는 조금만 늦어도 다른 업체에 빼앗긴다"며 "금값 상승으로 금니를 찾는 업자들이 워낙 많다"고 했다.
최근 전국을 돌며 치과기공소에서 수억원어치의 금니를 훔쳐온 30대 남성이 강릉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전직 치과기공사였던 범인은 금값이 오르자 지난해 10월부터 전국을 무대로 35곳의 치과 기공소에서 2억원 어치의 금니를 훔쳤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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