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원금 보장형 줄이어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지 한달이 됐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나타났을까?
우선 펀드 상품이 변화하고 있다.
자통법에 맞춰 상품의 위험도를 낮춘 상품이 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혼합형 상품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상품의 다양성도 커졌다.
동양종금증권이 올 1, 2월 출시된 펀드 148개를 분석한 결과 혼합형이 27개로 전체의 18.2%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혼합형의 비중은 7%에 불과했다.
증시 조정기를 맞아 출시가 늘고 있는 ELS(주가연계증권)는 원금 부분보장형과 원금 보장형이 많다. 지난해까지는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하거나 특정 기업의 파산이나 지급 불이행, 채무 재조정 등 신용 사건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별난 상품도 선보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자통법이 하루빨리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펀드 가입절차 규정 등 일부 법규가 고쳐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이 지점 영업직원 62명을 대상으로 '자통법 실시 이후 가장 시급한 문제는'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무려 71%가 복잡한 펀드 가입절차 규정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요즘 펀드 창구에 가보면 성질 급한 사람은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펀드 가입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투자자 성향까지 파악해 상품을 선택해야 하니 펀드 상품 하나 가입하는데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온 주가 하락세는 자통법 이후 까다로워진 가입절차와 맞물려 일반투자자의 주식형 펀드에 대한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내외 펀드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대구상인지점 이승수 지점장은 "투자자 보호 강화라는 원칙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입 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객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특정 펀드나 계좌를 만들려고 할 때는 절차를 대폭 줄여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적립식 펀드 판매잔액은 77조원을 넘어섰지만 적립식 펀드 계좌 수는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등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주식형펀드 시장의 쇠퇴는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우리나라 자본시장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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