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 어디서 노니? 난 '토요문화콘서트'서 논다

입력 2009-03-13 06:00:00

▲ 지난해 대구학생문화센터 초청
▲ 지난해 대구학생문화센터 초청 '해설 있는 토요 문화콘서트' 공연으로 환영을 받은 영남국악관현악단의 '소리여행' 연주 장면.

'그곳에 가면 친절한 공연이 있다.'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토요 휴업일을 맞은 초·중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선보이는 '해설 있는 토요문화콘서트'가 지역 명물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토요 휴업일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5년부터 시작된 토요 문화 콘서트는 연간 8천여명의 고정 관객을 불러모으면서'토콘(토요 콘서트의 줄임말)'이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학생문화센터 공연팀 정태명 연구사는 "성서 일대뿐 아니라 수성구, 동구 관객들도 지하철을 타고 와 공연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해설 있는 토요 문화콘서트는 시작 당시만 해도 생소한 공연 형태였다. 연주자의 공연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야 하는 줄 알았던 관객들에게 한 곡 한 곡마다 자상한 해설을 곁들이는 토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생상의 '동물사육제'를 연주하기 전에 "코끼리의 걸음걸이를 상상하면서 들어보세요"라고 귀띔해주는 식이다.

"관객중 상당수가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음악 해설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어요. 공연 기획 때부터 해설이 곤란하다는 연주단은 아예 섭외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해설 있는 토요 문화콘서트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1천400여석의 공연장을 채우는 일조차 버거웠다. 학교를 다니며 공연을 홍보하고, 교사들을 연주자로 무대에 올리면서까지 학생들을 동원해봤지만 한계가 있었다. 결국 공연의 질을 높여 한번 공연을 본 관객들이 또 오도록 하는 수밖에 없었다. 2006년부터 토요 문화콘서트가 격주로 늘 열리게 되자, 관객들이 먼저 좋은 공연을 알아봤다. 그 결과 연간 10~14회 열리는 공연 때마다 평균 700~800여명이 찾게 됐다. 학교가 쉬는 토요 휴업일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이곳으로 닿는다.

정 연구사는 "2006년 공군본부군악대 공연 때는 관객들이 너무 몰려 로비에서 모니터로 공연을 지켜보기도 했고, 지난해 4월 영남국악관현악단 연주의 경우에도 전석이 매진됐다"며 "공연 에티켓도 늘 얘기하기 때문에 어린 관객들이더라도 관람 태도가 성숙해 있다"고 말했다.

토요 문화콘서트 연간 예산은 5천만원. 1개 공연당 500만원에 불과하지만 40~50인 오케스트라나 유명 공연 단체들이 늘 무대를 채운다. 벌써 2, 3회씩 공연 참가를 한 단체도 여럿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3천원인 입장료도 공연 문턱을 많이 낮췄다.

5년간 48회 공연을 무대에 올린 토요 문화콘서트는 14일 열리는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클래식 공연'을 시작으로 2009년 공연 일정에 들어간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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