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기는 하지만….'
취업문이 열리고 있다. 지역 기업들의 채용 계획은 미뤄지고 있지만,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공채가 시작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올해는 실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다양한 면접방식이 확산되고, 악화된 경제상황으로 인해 인턴사원 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대기업 공채 잇따라
포스코그룹은 오는 26일까지 신입사원 및 연구원 등 800명을 모집한다. 재무·마케팅·총무·생산기술 등 분야별로 모집하며 학력 제한은 없지만 재학생과 휴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12개 계열사는 1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지원서를 받는다. 올 2월 졸업자 또는 8월 졸업 예정자로 전 학년 평점 3.0(4.5점 만점 기준) 이상 돼야 한다. 삼성은 2009년 3급(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5천500명으로 잡고,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천 100명, 하반기에 3천400명을 뽑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대졸자 가운데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청년 인턴 2천명과 대학생 인턴 3천명도 선발한다.
7천500명의 고졸 기능직 사원을 더하면 삼성의 올해 총 채용 규모는 1만8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의 대졸 신입 채용규모는 지난해 7천500명보다 2천명 줄어든 것이나,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당초 계획했던 4천명보다 1천500명을 늘렸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LG그룹은 상반기 신입사원 2천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 중 500명은 인턴 사원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CJ그룹도 13일부터 CJ제일제당 등 5개사의 대졸 신입 사원 전형에 들어가고 SK그룹은 사무·마케팅·생산기술 등 분야별로 인턴을 모집한다. 한국델파이, SL 등 지역 중견 기업들의 채용 시기는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대기업 채용이 끝나는 다음달 말이나 5월 초부터 신입사원 선발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아직 채용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면접방식 다양해지고 인턴 채용 늘어
올해 채용은 기업마다 면접방식을 다양화하고 인턴사원 채용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영어면접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말하기 능력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학점, 토익 등 취업 준비생들의 점수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존 공채 방식이 한계에 부딪친 탓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부터 영어회화 평가인 오픽(OPIc)이나 토익 말하기 시험 성적표를 제출해야 한다. CJ그룹도 서류전형과 1차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에게 말하기 시험 성적표 제출을 의무화했다.
면접 방식도 다양화하고 있다. 실무 능력 테스트나 프레젠테이션, 토론 등 주제를 정해주고 발표를 하는 과정을 보면서 실무 능력과 조직화 능력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대구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합숙 면접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정규직 채용은 줄고 인턴 채용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인건비 부담이 주는데다 인턴사원을 뽑아 3~6개월간 실무에 투입하면 더욱 세밀하게 평가한 뒤 선발할 수 있다는 게 기업체 측의 설명이다. 경북대 취업진로지원실 김인환 부장은 "정규직 채용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인턴 채용을 선호해 취업준비생들을 우울하게 한다"고 했다.
◆취업 전략은?
영어 말하기 능력과 토론, 실무 능력 등을 검증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각 대학에서 운영하는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나 소규모 그룹 활동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경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남대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대구경북 학생들의 경우 아는 게 있어도 제대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며 "면접 상황을 가정해 발표 연습을 하는 게 좋고 영어 말하기 능력도 시험의 형식이나 출제 성향을 파악해 유용한 단어들을 외워두면 점수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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