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타디움 면적 32배 사들여…외국인 'BUY DAEGU' 활기

입력 2009-03-10 09:44:18

외국인의 토지 소유가 한때 주춤하다 요즘 들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대구 토지 중 외국인 총 소유면적은 149만4천640㎡. 대구스타디움 32개 정도의 면적이다. 대구의 외국인 소유 토지는 1999년 46만3천399㎡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3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면개방 이후 2005년까지 꾸준하게 늘어나던 외국인 토지소유는 2005년 156만9천959㎡를 정점으로 2006년 142만692㎡로 감소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외국인이 국내 토지를 취득할 때 부동산거래신고와 외국인토지취득신고를 따로 했으나 올해 6월부터는 한번으로 통합돼 간편해졌다"며 "대구시가 외국기업과 자본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적인데다, 경제자유구역까지 지정돼 앞으로 외국인의 대구 토지 취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미국 교포, 대구 토지 관심 높아

대구시가 집계한 '외국인 토지취득 현황'에 따르면 2008년까지 대구의 외국인 소유 총 보유면적의 40%는 순수 외국법인(59만3천554㎡)이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해외 교포가 51만102㎡(34%)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 외국합작회사가 세운 공장과 주유소 등이 많아지면서 외국합작법인이 24만2천973㎡(16.3%)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수 외국인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면적은 7만7천821㎡(5.2%)에 불과했다. 나머지 4.5%는 외국 정부 및 단체 등에서 보유한 토지다.

시청 관계자는 "교포들의 경우 낯선 곳보다는 비교적 정서가 맞는 국내 토지를 사두는 것이 투자 측면이나 노후 대책용으로 매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부동산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적별로는 미국 국적 외국인이 80만4천112㎡(53.8%)로 가장 많았고, 영국 프랑스 독일을 제외한 기타 유럽 국적 외국인이 40만2천651㎡(26.9%)를 보유해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인이 가장 많은 9만4천107㎡(6.3%)를 소유했고 일본인은 6만322㎡(4%) 수준이었다.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의 절반 이상은 매매(84만3천975㎡·56.5%)를 통해 소유권이 넘어갔고, 내국인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소유자는 그대로지만 국적만 바뀐 토지도 44만3천753㎡(29.7%)나 됐다.

외국인 토지취득 신고 건수는 아파트가 311건으로 매매, 처분 등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 뒤를 상업용지(281건), 단독주택(220건)이 이었고, 공장용지는 18건에 불과해 외국인들은 산업용지로서 대구의 토지를 소유하는 데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구는 주거용, 달성군은 공장용 토지 소유 높아

외국인의 토지 보유 현황을 보면, 지역의 특색과 맞물린 선호도를 엿볼 수 있다.

대구 중구와 동구, 서구는 주유소, 상가건물 등 상업용지의 외국인 소유가 눈에 띈다. 남구도 상업용지의 소유비율이 높지만 농지, 임야, 잡종지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린벨트가 많은 북구와 수성구에서는 농지, 임야 등의 소유가 두드러졌고 대구의 주요 공단이 위치한 달서구와 달성군은 공장용지의 선호도가 높았다.

주거용지별로는 미군 부대가 있는 남구에는 미군과 군무원들이 거주를 위해 가장 많은 아파트 면적(4천135㎡)을 소유하고 있었다. 아파트 개발붐이 일었던 수성구에도 외국인이 소유한 아파트 면적이 2천770㎡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보통 전세, 월세를 선호하는데 몇년 전 부동산 붐이 불면서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구는 2006년 823㎡에 불과했던 단독주택의 외국인 보유가 2008년에는 2천189㎡로 3배 가까이 많아졌고, 반면 서구는 아파트·단독주택, 빌라·원룸 등 외국인의 주거용 토지 소유가 2006년 1천731㎡에서 2008년 1천652㎡로 감소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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