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해외진출기업 복귀, 대구경북 재도약의 발판으로
요즘 경영학자들이 풀지 못하는 미스터리 중 하나가 바로 원/달러 환율상승이다.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에 달하는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사의라는 뜻이다.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하락과 경상'재정수지 양대 핵심 적자규모가 미국내 총생산의 8.9%인 점,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달러화 기축통화로서의 영향 약화, 유로화 기축통화 진입, 중국 등 브릭스 국가의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2년 5.3%에서 2007년 12.8%로 증가한 점 등에서 보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원/달러 환율은 2008년 5월 900원대에서 2월 말 현재 1천530원대로 상승했다. 이유인 즉,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져 서유럽 금융회사들이 동유럽 지역에서 자금회수에 들어감과 동시에 손실확대/위험 회피 심리 강화로 자금회수가 상대적으로 쉬운 한국 등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추가로 달러화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달러 가치 상승은 한국 경제의 원가상승, 수입물가 상승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소비재 수입억제 효과 및 수출대금 확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경상수지 흑자 확보) 등을 들어 한동안 외환시장에서 방관자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부쩍 원/달러 환율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경제는 몰락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세상일에는 반드시 양면이 존재한다.
유럽이나 일본 등 환율이 높은 지역을 피해 미국'일본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원화가치를 이용, 서울로 모여들고 있어 서울이 온통 외국인 천지란다. 관광지, 식당이 외국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더 반가운 점은 해외진출 한국기업의 귀환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중국 선전, 톈진과 하이저우 등 세곳에서 휴대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가 일부 모델의 생산라인을 구미로 옮겨오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중국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원화가치는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 생산원가 면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좋은 여건이 아니기 때문.
대한상의가 올 2월 초 내놓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조, 유통기업 1천100여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0여개 기업이 중국내에서의 사업 규모를 축소한다고 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중국 칭다오, 톈진, 쑤저우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LG전자, 유한킴벌리, 이랜드, 코오롱FnC 등 기업은 중국 등 해외 공장을 완전히 철수해 국내로 복귀하거나 일부 생산물량을 되돌릴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귀환예정기업을 잡기 위한 유치전쟁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해외진출기업이 겪는 현지 인건비 급상승에 주목, 값싼 임대부지 제공과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
충북도는 4대 전략산업인 바이오, 반도체, 차세대 전지, 전자부품 소재 분야 1천여개 기업을 선별,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이들 기업이 철수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충남도 역시 KCC, 한국타이어, 동아제약 등 지역에서 해외로 진출한 80여개 연고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유치 설명회를 마련하려고 한단다.
울산시도 중국 다롄 칭다오 등 임해지역에 진출한 중소 조선업체 및 베이징 창춘 등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의 울산 이전에 대비해 원스톱 행정 인'허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도 최근 유턴기업 유치의 일환으로 강서지역에 공장 부지를 준비하고 있다.
위기는 힘든 시기다. 이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내일의 희망이 찾아온다. 봄이 왔음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개구리는 겨울 동안 움츠린 채로 산다. 위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차세대 우리 사회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대구경북도 힘들지만 다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 움츠림이 많은 개구리일수록 더 멀리 뛴다. 창조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일 것이다.
구동모(경북대 교수.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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