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긍정의 힘

입력 2009-03-02 06:00:00

봄을 알리는 3월은 만물이 소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시기로 생동감이 넘친다.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이 입학식을 하고 새 출발을 하며, 직장에 입사한 새내기 신입 사원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근데 새봄을 맞이하는 우리들 마음속에는 희망의 봄 바람이 불지 않는 것 같다. 신문을 펼쳐도, TV를 틀어도 죄다 어두운 소식들뿐이니 그럴 만도 하다. 세계 금융 위기로 시작된 경제 침체는 되살아날 기미도 안 보이고,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은 커져 가기만 하며 연봉 삭감을 통해 고통 분담을 하자는 목소리는 높아지는데, 어디서도 희망의 소리는 들리지 않으니 캄캄한 터널 속을 언제쯤 빠져나오게 될지 정말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도 졸업식이 열렸다. 대학 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모습이 즐거움과 걱정이 교차하면서 밝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이런 모습은 비단 대학 졸업자들의 얼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일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들 스스로가 그저 걱정만 하고 불안해 하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긍정 심리학의 대가인 마틴 셀리그먼에 따르면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자신의 강점이나 미덕을 계발하면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면서 긍정적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보다는 자신의 의지가 훨씬 중요하며, 행복은 누가 가르쳐 주거나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발견과 창조를 통한 자기화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늘 즐겁고 행복하다고 하면서 살 수 있겠는가? 인생을 살다 보면 좌절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불안과 걱정, 분노와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러한 경험이 약이 되어 성공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긍정심리학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의 기능과 역할을 부인하진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아마도 사람마다 다를 텐데, 긍정심리학에서는 행복한 삶을 즐겁고 적극적이고 의미있는 삶으로 본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걱정하고 불안해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뭘 해도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실제로 뭘 해도 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면,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서 뭘 해도 즐겁고, 자신의 일을 활기차게 할 수 있다. 열정적으로 몰두하게 됨으로써 능력도 최대한 발휘하게 되어 성공적인 결과와 함께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회에 기여했다는 의미감도 느끼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긍정의 힘을 발휘할 때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손영화(계명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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