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味의 산실 대구]서양음식과 와인

입력 2009-02-26 14:25:51

대구 양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포도주이다. 1970,80년대 대구의 크고 작은 레스토랑에 가 식사를 주문하면 먼저 와인 한 잔이 나왔다. 당시 포도주는 숙성주가 아니어서 단맛이 났다. 단맛은 다음 음식의 맛을 둔화시켜 고유의 음식맛을 느끼는데는 역효과를 나타낸다. 그런데도 대부분 고객들은 당연히 이 포도주를 아페리티프(Apritif, 식전 반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와인은 식사 용도에 따라 식전주 이페리티프 와인, 식중주 테이블(Table) 와인, 그리고 식후주 디제스티프 (Digestif) 와인 등으로 구분한다. 식전주는 식사 하기 전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마시는 와인으로 삼페인이나 산뜻한 화이트 또는 달지 않는 셰리 와인(Sherry wine) 등이 좋다. 식중주는 통상적으로 부르는 와인으로 식욕을 증진시키고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음식 맛을 한 층 더 있게 해주는데 레드 와인이 이에 속한다. 식후에는 감미로운 포트 와인이나 단맛의 셰리 와인이 좋다.

또 생선류에는 화이트 와인, 육류에는 레드 와인이 적합하다. 그리고 식전주 식중주 식후주 등의 대표적인 와인은 나라 및 산지별로 각양각색이다.

1980년대만 해도 와인에 관한한 무지한 시대였다. 당시 레스토랑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와인이라는 술이 등장했는데 화이트 와인은 우리나라에서 두 군데 주류회사에서 제조했다. 사과와 포도로 만든 와인이 나왔는데 레드이든 화이트이든 얼음 몇 개를 넣고 마셔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따라서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쿨러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와인을 얹어 내놓았다.

요즘에는 와인관련 동호회나 매체를 통해 와인에 대한 지식이 일반화하면서 화이트 와인은 12~14℃정도로 차게, 레드 와인은 18~20℃ 정도로 마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80년대에는 레드 와인을 차게 해서 제공치 않으면 컴플레인이 걸리던 시절이었다. 특히 레드 와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면 "사람 무시한다"고 화부터 내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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