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태희 혜교 지현이'로 몰락한 시트콤 부활 꿈꿔
한국 시트콤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 1993년 '오박사네 사람들' 이후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에 이르기까지 짧은 역사 속에서도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던 시트콤은 리얼 버라이어티와 예능 홍수 속에 빠르게 몰락하는 비운을 맞았다. 그러나 저조한 시청률 속에서도 시트콤 마니아 팬들은 여전히 존재해 왔고 공중파 방송국들 또한 시트콤 부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시청자의 볼 권리' 차원에서 방송의 다양성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 계보
한국 시트콤의 출발은 1993년 SBS에서 선보인 '오박사네 사람들'이었다. 당시만 해도 모험이나 실험쯤으로 여겨졌던 시트콤 제작이었지만 결과는 대 성공. 치과의사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코믹하게 그리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98년 '순풍산부인과'까지 이른바 '오지명'표 시트콤의 화려한 계보를 이어갔다.
MBC 시트콤 역시 막강 라인을 자랑한다. 1996년 국내 최초의 청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제작해 폭발적 인기를 끈 이후 2000년 '세 친구',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까지 시트콤 전성시대를 열었다.
◆ 몰락
그러나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한국 시트콤은 몰락했다. KBS'SBS가 시트콤 제작을 중단했고, '김치 치즈 스마일' '코끼리' '크크섬의 비밀' 등 그나마 유일했던 MBC 시트콤 역시 줄줄이 한자리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방영 중인 '그분이 오신다' 역시 시청률 압박을 받기는 마찬가지.
◆ 부활?
리얼 버라이어티와 예능 프로그램에 자리를 뺐긴 시트콤은 급기야 공중파 방송에서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유일하게 시트콤을 편성했던 MBC 내부에서조차 프로그램 조기 종영과 시트콤 폐지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
하지만 방송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시트콤 명맥이 되살아나고 있다. 신변잡기로 가득한 예능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MBC는 3월 2일부터 새 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이'(극본 김현희, 연출 전진수'이지선)를 선보인다. 박미선 정선경 선우용녀 윤종신 문희준 등 요즘 뜨는 '줌마테이너'와 '싱어테이너'들이 대거 출연한다. 프로그램 제목이 탤런트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을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출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여자 중에서 태희'혜교'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제목을 생각해 냈다는 제작진은 모든 여자는 자기 인생에서 스타라는 의미를 담겠다는 의도다
MBC는 또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 편성도 준비 중이다. 전편의 주인공들과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이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10월쯤 방송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2 제작은 2007년 종영 당시 "후속편을 제작해달라"는 시청자 요청이 빗발친데다 시트콤 부활을 위한 긍정적 분위기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시즌2 역시 전편의 김병욱 PD가 연출을 맡을 예정이며 김 PD는 '순풍산부인과''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을 연출한 시청률 보증수표다.
이와 함께 KBS 또한 시트콤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는 소식이다. 2008년 5월 종영된 KBS 2TV 일일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 이후 1년여 만의 일. 앞서 방송한 시트콤이 예능국에서 선보였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드라마국에서 맡을 것으로 알려졌고 빠르면 봄 개편 때, 늦으면 올 중반기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그동안 '달려라 울 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 등의 인기 시트콤을 탄생시켰으며 이 가운데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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