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Atlantis)의 전설은 플라톤에서 출발한다. 그는 자신의 책 '對話(대화)'에서 이렇게 전했다. '헤라클레스의 기둥 입구에 한 섬이 있다. 그 섬은 리비아와 소아시아를 합친 것보다 크다. 이 섬에는 농산물을 비롯한 모든 자원이 풍부하고, 10명의 왕이 자신의 영지에서 주민들을 지배한다. 완벽한 나라였지만 지진과 홍수로 하룻밤 만에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길지 않은 이 글은 2천 년 이상 사람들에게 묘한 흥분을 불러, 아틀란티스는 곧 '理想鄕(이상향=유토피아)'이 됐다. 아틀란티스는 그리스 신화의 巨人(거인)족인 아틀라스에서 나온 것으로 아프리카 북부의 아틀라스 산맥과 대서양(아틀랜틱 오션)과 同族(동족)이다.
이와 비슷한 이상향은 동양에도 많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상향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다. 플라톤의 아틀란티스나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계급사회이다. 다만 물질적으로 삶의 조건이 완벽(아틀란티스)하거나, 모든 것을 공유해 불편함이 없을 뿐이다(유토피아).
반면 동양의 武陵桃源(무릉도원)이나 샹그리 라(Shangri-La), 샴발라(Shambala)는 지배가 없는 사회다. 또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한 나라이다. 도교와 불교의 영향 때문이겠지만 자연과 하나 된 사회를 추구하는 동양 쪽이 계급사회인 서양 쪽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처럼 보인다.
최근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에서 서쪽으로 960㎞ 떨어진 지점에서 격자 무늬가 뚜렷한 해저지형이 발견됐다. 인공적으로 만든 듯한 격자 하나의 둘레는 약 5.6㎞로 전체 면적이 약 2만㎢에 이른다고 한다. 好事家(호사가)들은 전설 속의 아틀란티스 대륙의 자취라고 호들갑이다. 구글(Google)이 만든 구글오션이 탐사한 이 지형에 대해 구글 측은 일단 아틀란티스일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의 발전을 통해 가려진 여러 가지 사실들이 밝혀지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밝히고 나면 과학기술을 앞세워 무릉도원을 찾으려고 나서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들은 황금의 땅이라는 전설을 앞세워 대서양을 건너와 인디오 문명을 멸망시킨 파괴자의 후예가 아닌가? 때로는 영원히 밝혀지지 않고 상상 속에서만 꿈꿀 수 있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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