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과 번민…그리고 사랑'
1970, 80년대 젊은이들에겐 소설가 앙드레 지드와 헤르만 헤세가 '우상'이었다. 마치 자신의 일인 듯 가슴 두근거리며 자유를 찾아 방황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이 성경 문구로 시작하는 '좁은 문'을 붙잡고 씨름했던 때가 있었다. 시적 언어와 심리해부적 독백으로 가득한, 어려운 문장을 소화하면 지식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 꽤 용을 썼다. 아리사의 처연한 슬픔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메날크여! 나는 너를 생각한다./ 말해다오! 파도의 거품으로 얼룩진 너의 배는 어느 바다를 항해하려는가?'(지상의 양식) '사랑은 내 속에 있으면서 내 것이 아니었다.'(좁은 문)
앙드레 지드는 평생을 반듯한 自我(자아)와 방황하고픈 자아의 갈등 속에서 보냈다. 부인을 처녀로 지내게 한 강박적 금욕주의을 가졌으면서도 정작 다른 여자에게서 딸을 낳고, 동성애에 빠져 들었다. 노년에 들어서야 개인적인 번민에서 빠져나와 시선을 바깥으로 돌렸다. 1951년 오늘 사망해 부인과 나란히 프랑스 귀베르빌에 묻혔다. '나는 존재한다. 그러나 나는 그 존재의 이유를 발견하고 싶다. 왜 내가 살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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