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도 사진촬영도 '셀프 전성시대'

입력 2009-02-16 09:48:23

▲ 경기침체와 고유가의 여파로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self) 주유소가 늘고 있다.
▲ 경기침체와 고유가의 여파로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self) 주유소가 늘고 있다.
▲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셀프 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다.
▲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셀프 스튜디오가 인기를 끌고 있다.

#1. 기름값이 올라 고민하던 직장인 서민호(37·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최근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하면서 기름값을 아끼고 있다. 셀프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에 비해 ℓ당 기름값이 30원이나 싸기 때문이다. 서씨는 "셀프 주유소를 처음 찾았을 때는 생소해서 당황했지만 주유원의 설명에 따라 주유를 해보니 전혀 어렵지 않았다"면서 "주유를 직접 하니 재미도 나고 기름값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2. 박순자(35·여·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최근 대구시내 한 셀프 스튜디오를 찾아 둘째 아이 백일 사진을 찍었다. 성능 좋은 카메라를 대여하고 액자까지 만들었는데도 비용은 10만원에 불과했다. 박씨는 "첫째 아이 백일 사진을 전문 사진가에게 맡겼더니 23만원이나 들었다"면서 "아이 사진을 직접 찍었다는 것이 더 기분좋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으로 셀프(self) 산업이 뜨고 있다. 소비자가 손수 원하는 물건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 형태로 첫선을 보인 셀프산업이 최근 업종을 다양화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낯선 것을 꺼리는 보수적인 대구지역에서도 셀프 주유소와 셀프 스튜디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와 고유가의 여파로 운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self) 주유소가 늘고 있다.

대구지역 주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구의 셀프 주유소는 7개이다. 대구시내 전체 주유소(440개)의 1.6%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셀프 주유소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생겨났다.

지난해 말 이후 유류세 감면혜택이 사라지면서 휘발유 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셀프 주유소가 가계비를 아낄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자 정유사들이 셀프 주유소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

셀프 주유소의 인기는 지난해 고유가 현상과 함께 극도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 셀프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유류가격이 ℓ당 평균 30~50원 싸다.

대구 북구 구암동 K주유소는 지난해 9월 전체 4대 주유기를 셀프로 전환했다. 현금, 신용카드 등 다양한 결제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고 주유방식도 편리해 처음 이용하는 고객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임동빈(49) 대표는 "주유소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고객은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낯선 것을 싫어하는 대구지역에도 셀프 주유소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북구 복현동 O주유소는 셀프로 전환한 이후 유류 판매량이 10% 이상 늘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셀프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젊은층들은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최근 1년새 셀프 스튜디오도 부쩍 늘었다. 셀프 스튜디오는 고객들이 스튜디오를 빌려 가족사진을 직접 찍는다. 촬영장소는 물론 카메라와 촬영 소품까지 대여해준다. 비용은 5만~10만원 정도로 전문 사진스튜디오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다. 대구지역의 셀프 스튜디오는 8곳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죽전동에 있는 셀프 스튜디오 '비스마일'은 돌사진의 경우 2시간 정도 빌리고 액자까지 만드는 데 10만원이면 충분하다. 전문 스튜디오에 비해 절반 값이다. 조성현(37) 대표는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