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쇠자마자 갑자기 봄날씨를 보이고 있다. 대구 경우 일일 최저기온이 1월 24일에 영하 10.5℃까지 떨어졌다가 열흘 사이 무려 16℃나 널뛰기했다. 최고기온 또한 1월엔 대체로 영상 1℃ 전후에 머물렀으나 설 직후인 1월 28일 순식간에 10℃로 솟구치더니 2월 2일엔 14.3℃까지 올랐다. 작년만 해도 이즈음 아침 기온은 대체로 영하 5∼영하 2℃를 유지하고 낮 기온이래야 영상 5∼6℃에 그쳤다.
작년보다 한 달쯤 앞당겨 찾아온 봄 날씨가 주는 가장 큰 걱정은 안 그래도 심각한 가뭄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난가을 시작된 가뭄이 최악인 지경에서 비는 안 오는 채 증발량만 늘어난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 조급한 봄기운을 따라 산으로 들로 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경우 산불 발생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북에선 지난 1월에 벌써 산불이 22건이나 발생해 작년(2건)과 비교 안 되는 빈도를 기록했다. 경북도청이 이미 산불 위험 경보를 2단계인 '주의'로 격상시키고, 특히 1월에만 6건의 산불이 나 전국 최다를 기록한 울진군에는 3단계인 '경계' 경보를 내렸다. 분위기가 심상찮자 지역에 따라서는 산불 발견 신고자부터 발화인 신고자까지 최다 1천만 원에 이르는 보상금을 주겠다고 나서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엊그제 발생해 순식간에 1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호주 산불이 꼭 남의 일만은 아니다. 산불은 그 번지는 속도와 파괴력이 보통 짐작할 수 있는 한계를 무섭게 뛰어넘는다. 당국도 예방과 소방 대책을 강화해야겠지만, 산으로 나들이하는 사람들 모두가 잠재적 산불 유발 인자임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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