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안녕·나라 평안" 안동 도산면 가송리 '동제'

입력 2009-02-09 08:58:48

▲ 600여년 이어지고 있는 안동 도산면 가송리 동제. 엄재진기자
▲ 600여년 이어지고 있는 안동 도산면 가송리 동제. 엄재진기자

"온 마을 주민들이 건강하고 안녕하도록 보살펴 주시옵고 나라와 안동지역 평안하고 복덕만 가득하기를 축원하나이다."

8일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정월대보름 전야가 깊어지고 휘영청 달이 솟아오를 때쯤 이 마을에서 600여년 이어져 온 동제가 열렸다. 청량산과 낙동강 자락에 자리한 이 마을은 수백여년간 '공민왕 딸 신'을 모시는 부인당 동제를 지내고 있다. 주민들은 풍물패를 앞세우고 한바탕 신들을 부른다. 부인당 마당에는 화톳불이 붙여지고 가사리·쏘두들·올미재 등 가송마을 주민들은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동제는 해마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열렸으나 올해는 오후 9시쯤 마련돼 제법 많은 구경꾼이 함께했다. 동제를 올리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술과 음식을 먼저 음복한다.

동제의 당주를 맡은 금용국(69)씨는 "가송리 동제는 다른 지역과 달리 풍물을 앞세우고 전체 주민들이 참여한다"면서 "길굿과 유교식제례, 신풀이, 마을회의 순으로 동제를 지낸다"고 했다.

이날 안동지역에서는 자정을 전후해 ▷청량산 가송리 일대 가송리 딸당 ▷도산면 원천리 왕모산성 내살미 왕모당 ▷예안면 신남리 정자골 며느리당 ▷신남리 구티미 딸당 ▷안동시 용상동 공민왕당 ▷풍산읍 수리 국신당 등 공민왕과 그 가족을 모시는 동제가 열렸다.

김휘동 안동시장은 이날 자정 안동 웅부공원의 800여년 된 느티나무에서 '안동부 신목고유제'를 올렸다. 이 신목은 높이 15m, 직경 2m의 거대한 나무로 조선초기부터 고을 책임자가 직접 고유제를 올려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9일 새벽에는 하회마을에서 동제가 열렸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원들을 중심으로 하회탈놀이의 근본이 된 무진생 김씨를 모신 화산 서낭당과 국신당, 마을 가운데 자리한 삼신당(수령 600년의 느티나무)에서 동제가 모셔졌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