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독감 대란

입력 2009-02-05 15:03:31

주부 강현주(36)씨네 4가족은 독감 홍역을 단단히 치르고 있다. 보름 전 세 살배기 아들이 밤새 열에 시달려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독감 진단을 받은 이후 온 가족이 같은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강씨는 "처음엔 단순한 감기라 생각했는데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목까지 너무 부어 물만 마시고 있는 지경"며 "독감이 이렇게 무서운 줄 미처 몰랐다"고 한숨지었다.

독감 대란이다. 요즘 병'의원에는 한 번 시작된 기침이 멈추질 않거나 고열에 시달리다 몸살을 앓는 독감 환자들이 너도나도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병'의원마다 독감 환자가 급증해 일손이 달릴 뿐 아니라 일부 약재는 공급이 달리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 같은 독감 대란은 단기간 내에 가라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독감의 원인을 제공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유행하다 2월 말~4월 두 번째 절정기를 맞기 때문이다. 올겨울 독감 대란은 왜 벌어졌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독감 비상

올겨울 독감 대란은 질병관리본부가 독감유행주의보를 처음 발령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7~13일 처음으로 독감 유행 판단 기준인 2.60명을 넘어선 것. 이후 12월 14~20일 8.40명, 12월 21~27일 15.39명 순으로 급증세를 나타내다 지난해 12월 28일~올 1월 3일은 무려 17.63명을 기록해 질병관리본부가 2000년 표본감시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다.

다행히 1월 4~10일은 11.96명으로 전 주보다 감소했지만 유행 판단 기준을 훨씬 초과하기는 마찬가지. 통상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피크를 이루다 2월 말 개학 이후 4월까지 두 번째 피크를 이루기 때문에 여전히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왜?

한 달째 독감을 앓고 있는 김창수(63)씨. 이렇게 지독한 독감은 생전 처음이다. 1, 2주 앓다 금방 털고 일어났던 예전과 달리 도통 떨어질 줄 모른다. 김씨는 "주변을 둘러보면 나같은 사람이 천지"라며 "올겨울엔 왜 이리 독감이 유행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올겨울 독감이 더 독해지고 길어진 이유는 뭘까? 최근 몇 년 새 12~3월 사이 유행하던 독감은 4월에도 자주 발병하고 발병 기간까지 더 길어졌다는 연구 보고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예방접종률 감소로 꼽힌다. 경제침체 여파로 2006년 이후 접종률이 점차 떨어지면서 환자수와 유행기간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유난히 따뜻했던 지난해 날씨도 접종률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했다. 보통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늦가을에 하는 게 바람직한데, 지난해 늦가을 기온이 예년보다 훨씬 높아 10월 말~11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이 크게 떨어진 것.

#6개월 미만 영아'65세 이상 노인 꼭 접종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국내 보건 단체들은 지금이라도 서둘러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월 말 이후 두 번째 독감 유행 시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지금 접종하면 이때의 유행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방접종을 특히 서둘러 받아야 하는 우선 접종 대상자는 6개월 미만 유아,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당뇨 등 만성질환자. 우선 접종 대상자에는 신장'간'만성 심장 질환자나 스테로이드 등을 써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과 암 환자 등도 포함된다.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소아'청소년이나 영유아를 둔 가족들 또한 단체 접종을 받는 게 현명한 길이다.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접종을 받아야 할 대상은 생후 6~23개월의 소아이지만 미국의 경우 생후 6개월부터 18세까지 소아'청소년과 2세 미만 영'유아 자녀를 둔 가족 모두가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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