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톱 이야기]공정무역

입력 2009-02-05 15:05:20

현대인이 좋아하는 기호식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초콜릿, 커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초콜릿과 커피를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이 식품들이 어떻게 나에게로 와서 기쁨을 주는지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초콜릿의 달콤한 맛과 커피의 고소한 향을 즐겼을 뿐이다.

몇년 전 TV에서 파키스탄의 아이들이 축구공을 만드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학교에 있어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양지에 쪼그리고 앉아 작은 손을 놀려 축구공을 꿰매고 있었다. 그 작은 손놀림이 축구공을 만들기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 엄마 아빠의 품에서 재롱을 피울 나이의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무지 아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정무역(Fair Trade)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전 지구의 세계화를 이야기한다. 한 나라의 원료가 수출, 경쟁력 있는 다른 나라에서 제조되는 라인이 형성되는 세계 무역화 시대를 맞고있다. 이런 세계 무역화는 부자 나라에게는 유리하지만 가난한 국가의 이득은 줄어들도록 관련규칙이 세워져 있다.

예를 들면 미국과 유럽은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유럽에서는 소 한 마리에 매일 2달러 이상의 보조금이 지급됨에 따라 유제품이 항상 공급 과잉되고 다른 나라에 덤핑으로 판다. 이 제품을 수입한 나라는 가격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생산원가 이하의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IMF나 세계은행이 실시하는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이 그들의 농산물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런 조치는 결국 가난한 나라의 국내 제품이 수입 제품보다 더 비싸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가난한 나라의 농부는 더 가난하게, 가난한 나라는 더 수입에 의존케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커피를 보면 세계 커피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소규모 농부들은 협동조합에 가입, 소매가의 2~4%를 받고 중개업자에게 판매한다. 낮은 가격은 농부들을 빚과 가난에 머물게 한다. 중개업자는 커피를 아주 싸게 사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다.

수출업자는 중개인을 거느리고 뉴욕이나 런던 거래소에서 투기를 하거나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커피를 수입한 한국에서는 커피 한잔에 4천원 정도 한다. 원두를 생산한 농부들은 커피 한 잔에 100원도 얻지 못한다. 생산이 많거나 경쟁이 심화해 원두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값이 떨어질까? 아니다. 원두가격이 내려간다면 이도 생산농부의 몫이다.

생산원가도 못 건지게 되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하거나 가족 부양비도 못 건지게 돼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 빈민이 될 수밖에 없다. 커피생산에 의지하는 국가도 수출로 버는 수입이 줄어 어려움에 빠진다.

공정무역은 불리한 입장의 농부들과 공동체들이 생산 농산품에 대해 적정 가격을 받음으로써 그들의 생활을 유지하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시장과 직접 연결시켜줌으로써 공정무역조합의 농부들은 그들이 벌던 돈의 3~5배 수입을 더 가지게 된다. 공정한 가격뿐 아니라 저리대출·의료시설·학교시설·공공시설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받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도 세계무역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권리, 최고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 등을 가지게 된다. 참고자료:공정무역의 이해와 국제 공정무역의 현황. 박선희(곰네들누리터) 053-754-5551, cafe.daum.net/gomned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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