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감독 이충렬)의 개봉을 두고 말이 많다.
'워낭소리'는 경북 봉화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노인과 늙은 소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담은 다큐멘터리. 지난 3일 현재 개봉 3주 만에 전국 10만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로는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까지 독립영화 최고 흥행작 '원스'가 개봉 3주차 6만을 기록했으니 '워낭소리'의 흥행은 가히 폭발적이다. 3개월 장기 상영하며 최종 22만을 기록한 '원스'에 비하면 그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19일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에서 개봉했다. 개봉 첫 주말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 현재까지 5천여명이 관람했다. '원스'가 1개월 만에 3천명을 돌파한 것에 비하면 '워낭소리'는 대구에서도 제대로 흥행가도를 걸은 것이다. 동성아트홀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회당 관객 10~20명이 고작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던 극장으로서는 '워낭소리'는 모처럼만에 '웃을 수 있는' 흥행 '효자(孝子) 작'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대구CGV가 뒤늦게 '워낭소리'를 개봉하면서 흥행이 절반 정도로 뚝 떨어졌다. 회당 관객 120명 선을 유지하던 것이 50~60명 선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지난 주말에는 CGV가 111석에서 136석으로 좌석을 늘리고, 또 2개관으로 확대하면서 흥행은 더욱 힘들어졌다.
동성아트홀을 지지하는 관객들은 "평소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에 인색하던 거대 개봉관 체인이 흥행작이 나오자 가난한 예술영화전용관의 밥그릇을 빼앗아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상업적인 의도가 역력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CGV는 '무비 꼴라쥬'라고 해서 예술영화 전용네트워크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 독립영화를 틀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CGV는 '무비 꼴라쥬'에 포함돼 있지 않다. 그래서 이런 불만이 더욱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 대구CGV의 배준호 점장은 "현재 '도쿄마블초콜릿'도 상영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대구경북 독립영화제도 개최했다"며 "대구CGV는 전국 어느 CGV보다 예술영화와 독립영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워낭소리'도 "작품성이 괜찮은 영화로 평가받아 상영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영관 확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좋은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제작사 측에서도 좋은 것 아니냐?"는 긍정적 지지도 있고,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 흥행작이 나오니 뒤늦게 뛰어드는 것은 의도가 너무나 불손하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
남태우 대구시네마테크 대표는 "거시적으로 보면 CGV가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문호를 열어준 것은 환영하지만, 그 애정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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