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를 날로 먹으면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은 물론 담관암(膽管癌) 발병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김호각·한지민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명환 교수 등 전국 26개 대학 및 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공자 33명이 대한소화기학회 학술과제로 간디스토마와 담관암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민물고기를 생식한 사람 5명 중 1명이 간흡충에 감염됐으며, 간흡충과 담관암 진단을 함께 받은 환자는 6.4%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소화기학회가 전국을 대상으로 대규모 민물고기 생식과 간흡충, 담관암의 연관 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논문은 세계소화기학회지 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26개 병원의 소화기계통 환자 3천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9%인 496명이 간흡충에 감염돼 있거나 감염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물고기를 회나 통째로 먹는 등 생식한 적이 있는 1천140명 중 20.9%인 238명이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돼 생식한 적이 없는 1천940명 중 간흡충 감염 환자 비율(6.5%, 157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간흡충 감염과 담관암이 동시에 나타난 비율이 8.6%로 비감염자이면서 담관암을 갖고 있는 비율(5.4%)보다 높다.
간흡충은 간의 작은 담관에 살면서 담관 세포의 염증을 일으키고 수십년간 기생하면서 변형시키기 때문에 민물고기를 생식해 간흡충에 감염되면 20, 30년 후 담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낙동강, 형산강 등 남부지방의 강에서 민물고기를 생식한 사람이 중부지방의 강에서 생식한 경우보다 간흡충 감염률뿐만 아니라 담관암 발생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형산강 등 남부지방 강 유역에서 민물고기를 생식한 사람들의 간흡충 감염률은 33.8%로, 한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 등 중부지방 강 유역의 감염률 8.6%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또 남부지방 강에서 민물고기를 생식한 사람들의 담관암 발생률도 7.0%로, 중부지방의 3.4%보다 2배나 높아 남부지방의 민물고기 생식과 간흡충 감염, 담관암 발생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연구자인 대구가톨릭대병원 김호각 교수는 "한국에서 간흡충 감염률이 높은 것은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민물고기를 생식한 적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간흡충 감염 환자가 나타나는 것은 칼이나 행주, 도마 등을 통해서도 간접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방용품 위생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담관암=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길인 담관(膽管)의 상피세포에 생기는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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