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차기 포스코 회장 내정자는 1972년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졸업하고 1975년 당시 포항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했다. 이후 철강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제강부장, 제철소 부소장, 제철소장에 이어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총괄하는 생산기술부문장(COO)을 역임하는 등 철강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 최고의 철강엔지니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2004년 광양제철소장 시절부터 6시그마, QSS(Quick Six Sigma) 등 경영개선 활동을 생산현장에 확대 적용, 혁신 조업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의 생산기반 마련 등 글로벌 기술리더십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정 내정자의 이런 전략은 이구택 회장 체제하 포스코 경영의 근간을 이뤘다. 그래서 포스코 내부에서는 정 내정자를 두고 '리틀 KT(이구택)'로 부르기도 한다. 이구택 회장이 정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정 내정자는 또 '기술이 최고'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생산기술부문장 재임시절 당장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기술 개발에 대해 경영진들이 망설이고 있을 때 "신기술은 분명히 중국과 차별화하면서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이익과 관계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는 것은 신기술개발에 대한 그의 신념과 열정을 보여주는 일화로 남아 있다.
정준양 차기 회장은 상당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 우선 현재 포스코의 해외 사업 전분야에 손질이나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특히 베트남 제철소는 착공 직전 단계에서 제철소 예정지 자체를 바꿔야 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업 전체가 흔들리는 것으로 알려져 '정 회장'이 첫번째로 '손 대야 할 사업'으로 지목받고 있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또 인도제철소 역시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할지 예정대로 강하게 밀어붙여야 할지도 당장 결정해야 할 사안으로 꼽고 있다. 중국 사업의 수익성 저하도 정 회장이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 현안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다.
포스코와 정치권 등 외부와의 관계 설정도 차기 '정 회장'의 숙제다. 완전 민영화 된 뒤에도 정치권의 영향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고 보면, 민영화 10년을 맞는 시점에서 취임하는 정 회장은 자신의 재임기간에 더 이상 이런 논의가 나오지 않도록 특히 정치권과는 완벽하게 절연(切緣)해야 한다는 주문도 받고 있다.
또 하나 이번 회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회사 내부의 파열음을 단기간에 수습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특히 박태준 명예회장을 비롯한 전직 포스코 임원들의 모임인 '중우회'까지 나서 문제제기를 할 정도로 도덕성에 의심을 샀던 만큼, 모든 것을 털어내고 조기에 화합하는 모양새로 바꿔놓아야 하는 것이 당장의 현안이라고 지적하는 이들 또한 많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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