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무덤? 천만에…속설 뒤집은 프로야구 선수들 누가 있나?

입력 2009-01-30 08:57:38

군대는 이 땅의 청춘들에게 통과의례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2년여 세월을 지나 다시 프로 무대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각 구단들은 1년차 예비역들의 활약에 물음표를 달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갓 군 복무를 마친 선수들 중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이들이 있었다. 올 시즌에도 예비역 돌풍이 불까.

삼성 라이온즈의 박석민(23)과 최형우(25)는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복귀, 무너진 중심 타선을 든든히 떠받쳤다. 재미있는 언행으로도 인기를 끈 박석민(타율 0.279, 14홈런, 64타점)은 4번 타자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삼성에서 한차례 방출됐던 설움을 이겨낸 최형우는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2008시즌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조성환(32)의 활약도 놀랍다. 비록 상무와 경찰청이 프로야구 2군 리그에 속해 있어 1군 무대 적응 여부와는 별개라지만 공백 없이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반면 조성환은 적지 않은 나이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개인 훈련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복귀 첫 시즌에 타율 0.327, 10홈런, 81타점, 31도루로 개인 통산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조성환이 군 문제를 해결한 뒤 롯데의 고민이었던 3번 타자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면 이재우는 공익근무 후에도 이전과 다름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두산 베어스 불펜을 지탱했다. 2005년 7승5패1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1.72로 맹활약한 이재우는 복귀 후에도 11승3패2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1.55로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대부분 선수들이 군 문제를 해결한 뒤 돌아온 첫 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들은 '야구 선수에게 군대는 무덤'이라는 속설을 보기 좋게 뒤엎었다. 그렇다면 올해에도 새내기 예비역들의 맹활약을 볼 수 있을까. 소속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20여명을 꼽다 보면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두산의 손시헌(28)과 임재철(32)은 입대 전 기량만 따지면 즉시 전력감. 손시헌은 신고 선수로 입단했음에도 2005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는 등 뛰어난 수비 능력을 앞세워 박진만(삼성)의 뒤를 이어 리그를 대표할 유격수로 클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고 임재철은 2005년 3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타격이 좋고 어깨가 강한 외야수다.

히어로즈에는 좌완 투수 오재영(23)이 합류한다. 2004년 데뷔하자마자 10승(9패), 평균자책점 3.99로 신인왕에 오른 오재영은 이후 2년간 2승12패, 평균자책점 5.31로 추락한 뒤 상무에서 부활을 별러왔다. LG 트윈스의 박병호(22)는 지난해 2군 북부리그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며 삼성 박석민의 뒤를 이어 상무 출신 거포의 위력을 보여줄 태세다. 이정민(29)은 상무에서 구위가 급성장,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고 삼성의 우완 투수 김효남(25)도 1군 진입을 노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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