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大口)는 겨울 진객(珍客)이라 불리는 생선이다. 북태평양 캄차가 반도 주변에서 석식하다 산란기를 맞아 11월 말부터 1월까지 한반도 남해안으로 돌아온다.
'大口'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입이 커서 붙여진 것.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해 예부터 사랑 받던 생선으로 조선 후기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을 기록한 '규합총서'에서는 "다만 동해에서 나고 중국에는 없기 때문에 그 이름이 문헌에 없으나 중국 사람들이 진미라 하였다"고 전한다.
겨울 진미로 잘 알려진 대구는 영양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비타민A·D를 다량 함유한 대구간유(대구의 간에 들어 있는 지방유)는 의약품으로까지 활용할 정도. 만성류머티즘과 통풍 치료에 이용할 뿐 아니라 관절과 척추의 질병·구루병(곱사병)·야맹증·낭창·피부발진·폐결핵·얼굴상처 치료에 쓴다.
대구 간유가 이처럼 관절염의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큰 이유는 그 속에 든 오메가 지방산 때문이다. 체내에 흡수된 오메가 지방산은 연골(軟骨)세포 속으로 들어가 세포를 손상시키거나 관절염을 일으키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대구 요리라면 으레 대구탕만 생각하기 쉽지만 대구 머리로 만든 뽈국과 뽈찜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별미. 부산의 명물 요리로 볼에 붙어 있는 살과 뼈를 잘 손질해 두었다가 양념장과 콩나물·미나리·홍고추·대파 등을 넣고 끓여 먹는 음식이다. 또 경남 진해에서는 알이 든 채로 소금에 절여 말린 통대구를 약대구(藥大口=소금에 절여 말린 )라 부르며 겨울철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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