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된 수돗물에서도 발암의심물질인 1,4-다이옥산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50㎍/L)를 넘어서면서 식수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매곡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의 다이옥산 농도를 측정한 결과 20일 오전 6시 54㎍/L로 처음 권고치를 넘어서면서 낮 12시 55.9㎍/L, 오후 6시 57.4㎍/L를 기록했고 21일 오전 6시에도 54.8㎍/L로 농도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수도본부가 밝힌 제한 급수 기준인 65㎍/L에 근접한 수치다. 취수장으로 유입되는 원수의 수질은 20일 낮 12시 85.3㎍/L, 오후 6시 79.7㎍/L로 여전히 높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보통 겨울철 다이옥산 농도는 20㎍/L 수준을 유지한다"며 "65㎍/L 의 수돗물을 5분간 끓였을 때 60% 이상의 다이옥산이 제거되기 때문에 평상시 수돗물 수준과 비슷하다고 보고 제한급수 기준을 65㎍/L 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상수도본부는 다이옥산 농도 상승에 따라 19일 밤 11시 강정취수장 취수보(고무보) 높이를 낮춰 3시간여 동안 300만t분량의 고인 물을 하류로 내려보내는 등 상류의 유속을 높이고 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14~16일 사이 23km 떨어진 왜관철교 지점에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던 물이 지금 매곡취수장으로 유입되면서 권고치 이상의 다이옥산이 검출되고 있다"며 "1, 2일 후면 정수된 물의 오염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왜관철교 지점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18일 56.63㎍/L , 19일 42.36㎍/L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낙동강 수계의 다이옥산 농도가 열흘 가까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하류인 매리취수장과 창녕 적포, 마산 칠서정수장 등에서도 수돗물 관리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다이옥산 농도가 높아질 경우를 대비해 비상급수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20일 아예 낙동강 물 취수를 중단했다.
일단 구미·김천지역 합섬업체들이 폐수 배출량을 줄이면서 며칠내로 낙동강의 다이옥산 수치가 권고치 이내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경북지역의 형편상 또다시 다이옥산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지방환경청 수질총량관리과 손동훈 과장은 "안동 지역의 식수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더이상 안동댐 방류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 어렵다"며 "추위로 낙동강 평균 수온이 0~3℃로 떨어져 다이옥산의 자연 휘발을 막고 있어 이번 사태가 조속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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