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업체 지역 사업장 '후유증'

입력 2009-01-21 08:44:49

은행권의 건설사 1차 구조조정에서 대구경북 업체들은 제외됐지만 해당 업체 사업장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어 '처리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양중인 사업장의 경우 대한주택보증에서 분양 보증을 하고 있어 계약자들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공기 차질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여지며 분양예정 사업장은 상당기간 사업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구조조정 대상 시공사의 사업장 처리도 문제지만 가뜩이나 얼어붙은 주택 시장에 구조조정 바람까지 불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하루빨리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시장이 정상화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중인 사업장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가 지역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는 대구가 5곳, 경북이 6곳이며 가구수는 8천248가구(도표 참조).

이들 사업장은 대한주택보증에서 보증이행을 맡고 있어 시공사가 부도나 파산 등으로 공기차질이 심각해질 경우 사고 사업장으로 지정한 뒤 계약자 의견을 물어 분양원금을 돌려주거나 대체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사고사업장 지정 이후 처리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기간이 걸리는데다 하도급 업체들의 경우는 공사 대금 미지급금에 대한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일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처리기간을 절반인 3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처할 경우 중소기업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하는 등 하도급 업체 피해 최소화를 우한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분양 예정 사업장

분양 예정 사업장들은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사업장 중 상당수가 도심에 위치해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퇴출 결정을 받은 대주건설의 경우 대구 수성구 범어동과 달성군 죽곡, 김천 부곡동 등 3곳에 분양 예정 사업장이 있으며 삼호(수성구 범어동), 이수(수성구 지산동), 월드(달서구 월성동) 등도 1개씩의 분양 예정 사업장이 있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분양에 들어간 사업장도 어려움을 겪는데 분양예정 사업장은 대체 시공사 구하기가 현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하다"며 "사업 재개 이후 준공까지는 4~5년 이상 걸리는 단지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성구 범어동의 경우는 대주와 삼호가 사업을 각각 추진중이 부지가 7만㎡에 이르고 있어 '도심 슬럼화'가 우려되고 있다.

대주건설이 사업을 추진한 법원 앞 부지의 한 지주는 "대상 부지가 3만㎡을 넘지만 부지 매입이 90%에서 멈춘데다 일부는 철거를 하다 중단돼 일대가 전쟁 폐허와 비슷하다"며 "아직 남아 있는 주민들의 경우 불안해 밤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워크아웃과 퇴출 건설사 사업장의 경우 우선 은행권의 심사를 거쳐 사업 재개에 들어가거나 경매 등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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