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저금리 시대에 대출이자 올리는 은행들

입력 2009-01-16 10:29:21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행진을 하고 있지만 대출이자는 되레 올라가는 일이 잦다.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5.25%에서 무려 2.75% 포인트나 떨어뜨렸지만 기업 자금이건, 주택 담보 대출이건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문턱도 높다고 아우성이다.

금리가 오르는 것은 은행들의 제 욕심 탓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CD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된다. 최근 CD금리가 2%대까지 떨어졌으니 대출금리도 덩달아 떨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통해 여전히 높은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 신규 대출자나 만기 연장자에게 CD금리 인하폭 이상으로 가산금리를 올려 적용하거나 가산금리는 그대로 두고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하는 수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니 한은이 아무리 금리를 내린들 현장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가계나 기업의 신용 부담을 덜어주고 실물 분야로 자금이 흘러들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신용 경색 해소를 위해 금리 인하뿐만 아니라 외화지급 보증, 단기 유동성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해 왔다.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이 돌도록 하고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도 도움을 줘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다.

그러나 은행들이 돈을 움켜쥔 채 풀지 않고 제 잇속만 챙기려 든다면 문제는 다르다. 은행들은 대출 부분에서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문턱까지 높아 경제난 속에 제 곳간 지키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은행금고를 채워주고 그 돈이 시중으로 흘러들게 한다는 정부의 의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부는 경제난 극복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당근을 주고, 그렇지 않은 은행에 대해서는 과감히 채찍을 들어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