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불로초 찾기'가 한창이다. 평균 연령이 늘면서 너도나도 '회춘'과 '건강 장수'를 꿈꾸며 '노화 방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노화는 신체 기능의 상실과 질병의 발생이 따른다. 이에 건강한 노년을 위해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건 기본이며, 호르몬 요법, 피부 미용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항노화 클리닉도 생겨나고 있다. 노화의 특징은 세 가지다. '피할 수 없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노화를 피할 수 없다면 노화를 최대한 늦추고, 건강하게 살아보자며 등장한 게 바로 '안티 에이징'(Anti Aging)이다. 주로 '항노화'로 불리지만 '노화 예방' '노화 방지' '건강한 노화' 등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성공 노화'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연령은 이미 80세를 넘어섰고, 남성도 80세 문턱까지 다다랐다. 이제 우리도 안티 에이징을 통해 질 높고 건강한 노년을 준비할 때가 됐다. 그렇다면 안티 에이징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09년 새해를 맞아 안티 에이징,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을 알아본다.
◆안티 에이징이란
노화는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노화는 할아버지, 할머니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연령대가 당면한 문제라는 말이다. 단순히 '먼 장래의 일'이라고 여기고 현재의 건강 관리에 소홀한다면 머지 않아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의학적으로 보면 노화는 인체 조직기관의 구성체인 세포에서 시작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포 기능이 감소하는데 세포의 노화가 바로 생명체의 노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화는 크게 병적인 노화와 건강한 노화,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병적인 노화가 나이 들면서 몸이 병들어 하루하루 살기 힘들어지는 상태라면 건강한 노화는 질병에 걸리지 않고 질 높은 생활을 하는 경우다. 말하자면 건강한 노화가 안티 에이징인 셈이다. 안티 에이징은 가족 병력과 음식, 음주, 흡연 등 질병 및 노화의 각종 요인을 파악, 보충·치료하고 건강할 때 미리미리 노화를 예방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화에 따른 각종 질병을 예방·치료하고 생리적 기능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의학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혈액뿐 아니라 타액 등을 이용, 스트레스, 영양, 호르몬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부족 또는 과잉을 해결하는데, 최근엔 첨단 기술을 적용해 개인별, 연령별에 맞춰 생체 나이와 실제 나이를 비교, 이에 맞는 요법을 처방, 예방하기도 한다.
정승필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병에 걸려 병원에 가면 이미 늦고, 치료 비용도 더 많이 든다.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에 걸리거나 아프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일찍부터 건강을 챙기고 젊음을 유지하자는 것, 한마디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바로 '안티 에이징'이다"고 했다.
◆안티 에이징의 주요 분야
맥아더재단이 스웨덴의 일란성 쌍둥이 2만5천쌍을 대상으로 15년간 연구한 결과 인간의 수명이 유전적 요소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환경, 생활 양식 등 후천적 요소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환경, 식생활, 육체 활동 등을 적절히 조절할 경우 노화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노화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안티 에이징의 분야는 크게 활성산소 억제(항산화 요법), 영양 및 호르몬 보충 요법, 운동, 피부 노화 방지, 그리고 정신 건강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영양 및 호르몬 요법이 기력과 활력을 보충하는 방법이라면 피부 관리는 보이는 노화를 막는 것이다. 영양 요법은 나이가 들면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 비타민 등 영양소를 섭취해 부족분을 보충하고 몸의 기능도 향상시켜 노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호르몬 요법은 말 그대로 성 및 성장 호르몬 약을 사용해 부족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 부작용에 대한 우려 및 경고도 적잖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활성산소를 줄이는 것도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활성산소가 세포막을 공격하면 세포 구조가 바뀌고 이는 암이나 피부 색소 침착, 백내장, 치매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피부 노화 예방이다.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살이 생기는 이유는 콜라겐 등 섬유소가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를 보충하기 위해 화장품, 보습제, 피부 필링, 마사지, 보톡스 등의 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검증된 최고의 안티 에이징 요법은 바로 '소식'과 '운동'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결론이다.
◆안티 에이징의 어제와 오늘
안티 에이징 의학은 1990년 미국에서 장수의학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의학 분야다. 한마디로 노화도 질병, 즉 치료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보고 접근한 것이다. 안티 에이징 의학의 목적이 생활의 질을 높여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하는 것인 만큼 근중량 및 골밀도, 체력, 활력 증가, 체지방 감소, 면역력 강화, 피부 미용 등 세부 영역 하나하나를 대상으로 한 개선 요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안티 에이징이 제도화되거나 새로운 과목으로 인정받는 등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의원을 중심으로 과목별 특화나 종합·중소병원의 항노화 클리닉, 통합의학센터 등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일찍부터 건강을 관리·유지해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는 사람들의 욕구와 새로운 가치 및 수익 창출에 눈을 뜬 의료인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안티 에이징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항노화 의학을 다루는 항가령(Anti-Aging) 전문의(抗加齡 專門醫) 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일본 항가령의학회도 2005년 노화 진행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노화 방지를 위해 항가령 전문의를 도입했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국 등 외국의 경우 국가 차원의 제도뿐 아니라 연예인 등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한 민간 고가형 노화방지센터도 유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가는 추세"라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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