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10년 후 설계] 은퇴준비 이렇게 해보시죠

입력 2009-01-06 09:04:55

매일신문 독자들을 대상으로 재무진단을 하고 있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허수복(계명대 강사·사진) 부센터장에게 물어봤다. 상담을 의뢰한 매일신문 독자들의 은퇴 이후에 대한 준비는 과연 잘되고 있는지를. 허 부센터장은 지금 당장 '뭔가'를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독자 재무진단을 통해 들여다본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은퇴의식은 어떤가?

▶독자 재무진단을 받는 연령층은 3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연령대별로 은퇴에 대한 의식도 많이 다르다. 오히려 30대가 은퇴준비에 적극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40대는 많은 걱정을 하면서도 선뜻 준비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은퇴 초입에 이른 50대 상당수가 전혀 준비를 못한 상태였다. 신세 한탄만한다. 뚜렷한 대책이 없다.

몇억원을 쥐고 있는 50대 후반도 낮은 이자 때문에 불안감이 역력하다. 반면, 연금을 받는 공무원이나 교사로 정년 퇴직한 60대들은 자신감에 차있다. 연금 때문이다.

-은퇴준비가 미진한 것은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 아닌가?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 말은 국가에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기에도, 개인이 준비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급속하게 저금리가 진행됐다.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지금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안이하다. 막연하게 걱정만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많다.

-은퇴준비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은퇴준비에 대한 의식은 갈수록 높아가는 것을 여실히 느낀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녀교육이다. 사교육비로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자녀에게 '올인'하는데 그 자식들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할 것이다. 요즘 부모들은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교육을 시키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교육비 지출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우선 은퇴준비에 관심을 갖고, 쌈지돈이라도 무조건 운용을 시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실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재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인 은퇴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금융전문가들도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잘못된 재정설계는 20년 후 한 사람의 은퇴생활을 파멸로 몰고갈 수 있다. 금융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70% 이상이 재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은퇴설계를 한다. 그래야 운용상 문제점이 있는지 꾸준히 관찰을 하고,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이 변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하는지도 점검할 수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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