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지 모를 위기에 있다"고 했다. 대통령 입에서 처음 '마이너스 성장' 발언이 나온 것이다. 불과 며칠 전 이 대통령은 "모든 나라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믿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가 3% 안팎의 성장을 제시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플러스 성장 고수'로 목표치를 크게 낮추었는데 이번에는 '마이너스 성장'까지 언급한 것이다.
사실 내년도에 한국경제만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지난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미국은 4분기에 -6% 성장까지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나 홀로 플러스 성장을 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 사항'이다. 이 대통령도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절박한 위기 상황을 경제팀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며칠 만에 성장치 전망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짧은 안목으로 어떻게 위기를 벗어난단 말인가. 그래도 플러스 성장을 고집하던 경제팀이었는데 결국 대통령의 입에서 '마이너스 성장' 얘기가 튀어나왔으니 이 무슨 부조화인가.
거듭 주장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성장률 목표치는 별 의미가 없다. 위기의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 위기 극복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는 '몇% 성장'에 연연하지 말고 전력을 쏟아도 현재를 지키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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