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권 최대 차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가 공장을 세운 가운데 '휴업 태풍'이 큰 기업들에게까지 본격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노동자 100인 이하의 중소업체가 휴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지구적 경기불황의 장기화가 예고되면서 큰 기업들도 라인을 멈추고 있는 것이다.
26일 노동부 대구종합고용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한국델파이가 다음달 4일까지 전면 휴업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대구권 최대의 외국인투자기업인 A사도 재고량이 급격히 증가, 다음달 2일부터 12일까지 휴업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델파이는 노동자가 2천30명, A사도 노동자가 950명에 이른다.
또 차부품그룹을 이루면서 노동자가 1천200명에 이르는 대구권의 B사도 다음달 중순 휴업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북부의 대형 외국인투자기업인 C사도 이달 말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 노동자는 650여명에 이르는데 이 중 440여명이 부분 휴업을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협력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노동자가 500명이 넘는 삼성전자의 대형 협력업체 D사가 최근 고용유지를 위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대구권의 또 다른 대형전자업체 E사도 최근 휴업을 확정하고 곧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자산업이 밀집해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경우, 고용유지지원제도를 활용한 업체(160곳)의 90%가 노동자 100인 미만 사업장이었지만 최근엔 300인 이상 대기업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노동부 구미지청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노동자가 300명이 넘는 대기업도 잇따라 휴업에 들어가면서 고용유지지원금제도 신청이 대기업에서 쇄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LG 등 구미의 대기업들이 지난 2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일시 휴무에 들어갔다.
포항에서도 최근 노동자가 350여명에 이르는 차부품업체 F사가 휴업 검토에 들어갔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라인을 멈춘 뒤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업체는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모두 866곳에 이른다. 수만명의 대구경북지역 노동자들이 출근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만큼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이달 들어서는 중소 규모 업체들의 '사람 자르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대구경북지역 각 사업장에서 '잘린'(실업급여 자격 취득자) 노동자는 8천239명에 이른다. 지난달 같은 기간은 4천749명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각종 경제지표가 급격히 악화, 지난달에 비해 꼭 2배 실업자가 늘었다. 때문에 대구경북지역에서 실업급여 수급절차를 진행하는 각 고용지원센터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대구노동청 한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제도 활용을 통해 일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기존 월급의 75%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만큼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다. 지금 감원을 한다면 숙련된 근로자를 놓치는 것이어서 기업으로서도 큰 손실"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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