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북 고령군 개진면 낙동강변의 모래채취 준설선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낙동강 오염사고가 발생한 지 26일로 닷새째를 맞았으나 아직도 해결 기미가 없다. 매일 자원봉사자 수백명이 나와 시꺼멓게 오염된 강가에 앉아 흡착포 등으로 기름에 엉킨 강변의 자갈과 바위를 닦아내고 있지만 기름이 계속 밀려오는 바람에 언제 끝날지 예상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기름띠가 계속 떠다니고 수중 생태계와 강변이 심각하게 오염되는 등 갈수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령·달성군청에서는 25일부터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범위가 넓어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령군청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22, 23일에는 공무원 중심으로 40, 50명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했으나 진척이 되지 않고 규모가 예상보다 커 24일부터 공무원가족, 자원봉사단체, 경찰관 등 수백명의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며 "방제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기름을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앞 강변에 2㎞에 걸쳐 기름띠가 형성돼 있지만 25일에는 17㎞ 떨어진 하류인 고령군 우곡면 우곡교 지점에서도 발견되는 등 오염사고가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관계자들은 낙동강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이용되는 강인 만큼 이번 오염사고의 원인과 책임, 방제 부실문제 등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당국의 미숙한 초동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난지 닷새가 지났지만 정확한 기름유출 규모나 피해 범위, 사고 시점 등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군청은 사고 첫날 준설선 관계자 말만 듣고 "기름 유출량이 2ℓ가량으로 추정되고, 방제작업을 벌여 대부분 오염물질을 제거했다"고 밝히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군청 한 관계자는 "사고 당시에 준설선에서 유출된 엔진오일이 소량으로 알고 무심코 대응했는데 지금 보니 유출 규모가 적지 않은 것 같다"며 "준설선에 폐엔진오일을 더 보관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있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모래채취 준설선 선장 천모(55)씨가 "19일 작업을 끝내고 22일 다시 현장에 와보니 준설선 후미가 기울어져 물에 잠겨 있었고 엔진오일등이 시커멓게 새나와 있어 군청에 신고했다"고 밝히는 등 정확한 사고 시점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고령군청 이재형 환경축산과장은 "26일부터 사고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며, 준설선 업체 측의 과실이 드러나면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령·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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