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활성화' 市교육청 나서

입력 2008-12-26 09:20:15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

유치원들이 학부모들의 사교육기관 선호, 불황 여파 등으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본지 8월 19일자 보도)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유치원에 각계 분야의 퇴직 전문가를 투입하고 종일반 확대, 대학생 자원봉사 확대 등으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대구의 대부분 유치원(현재 289개)들이 정원의 30~40%를 채우지 못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교육당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시교육청은 내년부터 1억6천5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150여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3세대 간 지혜 나눔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의료계, 언론계, 법조계, 경제계 등의 퇴직 전문 인력을 배치해 유치원생들에게 1주일에 1회씩 교과과정과 연계한 생생한 교육을 하는 내용이다. 해외 주재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이 유치원 교과과정의 하나인 '세계의 여러 나라' 수업을 맡고, 경제 전문가가 '시장의 기능'이나 '화폐의 역할'에 대해 유치원생들에게 쉽게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69명의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

내년부터 종일반 운영이 대구의 모든 유치원으로 확대되며 학급당 정원도 늘어나 맞벌이 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의 보육과 교육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종일반 운영 유치원이 283개(370학급)였으나 내년에는 304개(391학급)로, 학급당 정원도 현재 20명에서 26명으로 늘린다. 종일반은 방학 없이 오후 6~7시까지 운영되며 사립유치원의 경우 3만~8만원의 교육비를 더 내야 하지만 공립은 추가 부담이 없다.

50~60대 여성이 ▷책 읽어주기 ▷수업보조 ▷식사예절지도 ▷자유선택활동 보조 ▷급식 준비 및 배식 등의 유치원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3세대 하모니 교육정책사업'을 내년에 대폭 확대한다. 올해는 3억8천700여만원을 들여 8개월 동안 114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했으나 내년에는 예산을 2배 이상(7억8천200여만원) 들여 12개월 동안 160여개 유치원에서 사업을 한다.

유아교육 전공 대학생의 자원봉사와 종일반 유치원 운영 지원을 위해 도입한 '대학생 유치원 자원봉사제'도 올해 230개 유치원(참여 대학생 468명)에서 운영됐으나, 내년엔 280개 유치원(참여 대학생 560명)으로 확대된다. 이 사업엔 계명문화대학, 대구보건대학, 영진전문대학 등 3개 전문대의 유아교육과가 참여하고 있으며 참가 학생들은 ▷종일반 운영 교사 보조 ▷교재교육 제작 보조 ▷기본생활습관 지도 ▷학습활동 보조 ▷특별활동 및 행사 지원 등을 맡으면 봉사활동 학점을 받게 된다.

시교육청 유아교육 담당 김병태 장학관은 "유아교육 대상 인구가 줄어드는데다 사교육을 선택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휴업하는 유치원이 많아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유치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의 유치원 취원율은 2004학년도 78%(정원 3만6천600명·입학 2만8천621명)였으나, 2005학년도 76%(정원 3만6천882명·입학 2만8천125명)로 떨어진 뒤 2007학년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8학년도에는 70%로 떨어졌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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