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의정보고서의 시즌…각 국회의원실 분주

입력 2008-12-24 10:14:57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각 국회의원실은 올해 의정을 결산하는 의정보고서 만들기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8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 7개월동안의 의정활동과 지역예산 확보실적 등을 담은 '의정보고서 돌리기'는 설날을 앞둔 연초 가장 중요한 지역구 관리 업무의 하나이다.

지역의원 중에서는 한나라당 홍사덕(대구 서구) 의원이 가장 먼저 의정보고서를 발송했다. 6쪽짜리 의정보고서는 홍 의원에 대한 언론보도와 사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의정보고서 작성과 배달에는 적잖은 돈이 들어간다. 통상 의정보고서 제작에만 1천만~2천만원 정도의 경비가 들어간다. 의정보고서 제작비로 연간 1천100만원이 지원되기 때문에 모자라는 부분은 개인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발송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구의 경우 지역구당 평균 1천만원에서 1천200만원 정도가 발송비용으로 들어간다.

의정보고서의 단골메뉴는 의원들의 활약상이 보도된 신문기사다. 의원들은 "의정활동의 근거를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는 신문기사를 의정보고서에 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의정보고서철이 돌아오면 보좌진들은 자신이 모시는 의원들의 활동상이 보도된 기사를 찾아내기 위해 열심히 각 신문 홈폐지를 들락거린다. .

박종근(대구 달서갑) 의원은 연하장 형태의 의정보고서를 매년 보내고 있다. 올해에는 국회 국제경기대회특위위원장으로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예산 확보의 실적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중진들보다는 초선들이 의정보고서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이는 편이다. 의정활동 기간이 짧은 탓에 지역구 주민중에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릴 기회로 의정보고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김광림(안동) 의원은 예산결산위 계수조정소위원으로 지역 예산을 많이 확보한 공로를 집중 소개한다는 계획하에 무려 16쪽짜리나 되는 의정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국감에서 몇몇 언론으로부터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내용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김성조(구미갑) 의원은 올해 의정보고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재선때까지는 매년 의정보고서를 제작했지만 올해는 의정보고서 대신 홈페이지를 개선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김 의원은 "수천만원이 소요되는 의정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경제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염치가 없는 처사가 될 것 같아 올해는 의정보고서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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