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김모(12)군은 언제부턴가 아버지가 싫어졌다. 컴퓨터를 하면서 조금만 놀아도 "공부, 공부"라고 잔소리를 하고 쉬는 날인 일요일마저도 공부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날이 없다. 더구나 멀쩡한 머리를 깎으라고 닦달도 한다. 김군은 아버지에게 반항도 해봤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뜩이나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면 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아버지가 더욱 힘들게 만든다고 걱정이다. 김군은 이런 고민거리를 어디에 하소연하고 상담을 받을지 알 수 없다고 답답하다.
청소년 시절엔 고민들이 많다. 공부뿐 아니라 교우나 이성관계, 가족관계까지. 하지만 이를 진지하게 털어놓고 상담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그럴 땐 'Pass Q(패스 큐)'에 접속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떤 곳인가
패스 큐는 쉽게 말해 '무료 온라인 상담실'이다. 한국카운슬러협회 대구지회가 2003년 7월 온라인에 개설했다. 학교에 상담교사가 있지만 시간과 인력 부족 등으로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고민을 해소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또 기존 온라인 상담사이트는 청소년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지 못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런 여러 가지 필요에 따라 탄생한 것이 패스 큐다.
패스 큐에는 대구의 학교 상담교사와 자원봉사자, 청소년 종합상담실, 정신보건센터, 기타 상담관련 기관의 전문직 및 연구직으로 구성된 90여명의 상담전문가들이 대기한다. 이들은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고민을 '카운슬링'해 주고 있다. 2004년부터 대구시교육청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2006년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시교육청 우수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관리자를 맡고 있는 임상근(경상여고) 교사는 "현재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서 하루 평균 1천800여건의 접속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회원 수도 4천346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용하나
패스 큐를 이용하려면 홈페이지(www.passq.or.kr)에 접속하면 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진로나 학습, 학교생활, 교우, 이성, 성, 가족 문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그 분야에 해당하는 게시판에 자신의 고민을 올려놓으면 된다. 상담원들은 24시간 안에 그 고민에 대한 나름의 조언을 답글 형식으로 올려주는 것이다. '비밀글'로 올려놓으면 내담자와 상담자 본인만이 그 글을 읽어 볼 수 있도록 돼 있고 가명을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상담자가 요청을 하면 많은 상담자가 각기 다른 관점에서의 문제 분석과 해결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임 교사는 "자살 시도를 하려다 패스 큐 상담을 통해 학생들이 태도를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패스큐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비재학, 학부모, 특수아 등으로 카테고리가 나뉘어져 있어 상담자는 자신에 맞는 게시판에 들어가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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