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웃이 즐거운 음악을..."
'음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못하는 이유는 어려워서가 아니라 도전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예술대학 엘림색소폰동호회(리더 김기년)'는 음악이 좋아 음악에 도전한 아마추어들의 모임이다. 중구 남산동에서 악기사를 운영하는 전상형(41)씨가 2년 전 색소폰을 구입하러 온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강습을 한 것이 단초가 됐다. 이때 색소폰을 배운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대구예총이 개설한 21기 대구시민예술대학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동호회 모습을 갖추게 됐다.
현재 회원은 20명. 30~66세 등으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다. 직업도 중국음식점 배달원, 치과의사, 교수 등 각양각색이다. 색소폰을 가르치는 일은 초·중·고교 때 악대부 활동을 했으며 군악대에서 복무를 한 전씨가 한다. 다양한 인생 경력 만큼이나 색소폰을 배우게 된 사연도 제각각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구진모(57)씨는 "젊은 시절, 악기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기회를 잡지 못해 늘 마음 한 구석에 음악에의 갈증을 담아 두고 살았습니다. 색소폰의 음색은 인간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닮았습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색소폰을 뒤늦게라도 배우게 돼 인생이 즐겁습니다"고 말했다.
김경희(42·여)씨는 우연히 들은 색소폰 연주에 마음이 사로잡혀 덜컥 색소폰부터 구입한 경우다. 색소폰을 산 뒤 1년여가 흐른 지난 9월 대구시민예술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색소폰을 시작했다. 그녀는 "그때 들었던 음악이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과 '잊으리' 였죠. 두 곡을 색소폰으로 직접 연주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색소폰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예술대학 엘림색소폰동회회'는 속칭 '재미로 동호회'로 불린다. 음악을 즐기고 재미를 느끼는 행위 자체를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전씨는 "색소폰은 뱃 속에서 소리를 끌어내야 하는 악기이므로 배우는 사람이 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 음악가들을 양성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는 것 위주로 강습을 합니다. 음악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면 싫증이 나서 금방 포기하게 됩니다. 아마추어에게는 음악적 깊이 보다 재미가 우선입니다"고 설명했다.
'시민예술대학 엘림색소폰동호회'는 지난 7월부터 11월 초까지 지하철 영대병원역에서 매주 수요일 '작은 음악회'를 열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날이 풀리는 내년 봄이면 지하철 공연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시민예술대학 축제의 밤' 행사에도 참여한다. 회원들은 20일 전부터 매일 저녁 모여 맹연습하고 있다. 부끄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시민예술대학 엘림색소폰동호회' 이력은 2년이 채 안되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뚜렷하다. 회원들은 "얼마나 오래 활동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표를 갖고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목표는 자기 만족을 넘어 이웃 만족을 실현하는 것이다. 앞으로 복지시설 등을 찾아 다니며 공연을 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불우한 이웃과 음악을 나누는 동호회가 되도록 회원 모두가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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