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답답한 시기도 없을 듯하다. 주식이 하락세를 타고, 펀드가 속을 썩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자산마저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은행 출시 안정성상품들이 마치 '블랙홀'처럼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야후 코리아가 최근 231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45%가 '안전한 은행이 최고'라고 답했다. 22%는 '그래도 믿을 건 땅'이라고 답해 두 번째로 많았으며 '오히려 지금이 주식 투자의 적기'라는 과감한 생각을 쪽도 20%였다. 하지만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수를 합쳐도 은행 예·적금에 맡기겠다는 인원에는 미치진 못했다.
특히 펀드를 선택한 응답자는 6%뿐이었다. 지난해까지 가장 인기 있는 재테크 수단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처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못 믿겠고 집에 보관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네티즌도 6%나 됐다.
지난달 고금리 후순위채가 발행되면서 은행권의 수신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1월 27일 현재 709조3천600억원으로 10월 말보다 3조7,300억원 늘었다. 하지만 10월 증가폭 16조1천400억원에 비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은행들이 10월 한 달 연 7%대의 고금리 정기예금을 출시, 한달새 13조원을 끌어 모았지만 이번 달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연금리 7~8%대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이 원인이다. 즉 고금리 정기예금을 일찍 가입하지 못한 고객들이 후순위채에 몰리는 현상이다.
후순위채권은 은행의 수신 증가로 나타나지 않을 뿐 결국 은행 후순위채는 괜찮은 수익의 안전 자산으로 환영 받으면서 시중자금을 끌어 당기고 있다.
통상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 먼저 개인과 마찬가지로 은행에 이자를 지불하고 돈을 빌려 쓰는 것이다. 다음은 주식을 발행하는 것. 기업 입장에서 가장 부담이 없는 방법이지만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살 만큼 매력이 있거나 시장이 좋아야지 원하는 자본을 모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채권을 발행, 투자자에게 이자와 원금 지급을 약속하고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국가에서 발행하면 국채, 공기업에서 발행하면 공채, 일반기업에서 발행하면 회사채가 된다.
후순위채권은 말 그대로 채권 발행기관이 부도를 내거나 파산했을 때 변제순위가 가장 후인(늦은) 채권을 말한다.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부도로 채권자에게 빚을 갚게 될 때 담보가 있는 사채와 담보가 없는 사채, 그리고 은행 대출금에 대한 지급이 이뤄진 이후에 그래도 남는 것이 있으면 변제 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그러나 후순위채권은 어디까지나 채권이므로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보다는 변제 순위에서 앞선다. 결국 후순위채권은 회사 도산 시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채권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채권이다. 위험부담이 높기 때문에 후순위채는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 의해 높은 금리로 발행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도나 파산 위험이 적은 기관에 높은 금리로 장기 투자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주요 투자자가 된다.
채권투자도 회사가 도산한다면 원금 회수가 어렵다. 내가 투자하는 회사의 건전성과 부실 위험은 알고 감수하는 것이 투자에 대한 기본적 자세이다.
노경우(위드VIP자산관리(주)컨설팅본부장)
전문가 추천상품 한가지!!!
< 은행 후순위채 >
최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에 뒤이어 외환은행과 대구은행에서도 은행 후순위채권를 발행했다. 모집금액은 각 은행마다 3~5천억원 규모. 만기는 대부분 5년 이상이며 표면금리는 연 7~8%이다. 개인·법인 등 가입 대상에 제한이 없으며 통장식으로 발행된다. 1천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053)746-2211. 노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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