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우방 워크아웃 현실화…'지역 업체' 파장 우려

입력 2008-11-28 10:01:49

C&우방의 워크아웃이 현실화되면서 건설업계 전체에 적잖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10·21 대책'을 통해 건설사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채권 금융단 주도로 건설사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퇴출 작업이 시작된 시점이지만 건설업계는 여전히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는 전국적으로 주택경기 침체가 가장 먼저 시작돼 우방의 워크아웃 신청이 관련 업계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건설사들 재무구조는 안정적

금융권 및 건설업계는 C&우방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건설사들 경우 일단 정상 경영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협회 대구시회 관계자는 "1990년대 IMF 위기를 경험한 건설사들이 그동안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해와 웬만한 위기는 극복 능력을 갖고 있다"며 "지역 미분양의 80% 정도를 외지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미분양에 따른 직접 피해도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했다.

올 상반기 기준 전국 시공능력 평가에서 49위를 차지한 화성산업의 경우 대구지역 분양 물량이 많아 미분양 부담을 안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자금 관리를 해온 덕에 내년까지 자금 흐름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 회사 도훈찬 상무는 "올해에만 4개 아파트 현장 준공을 문제없이 마쳤다"며 "자금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 대주단 가입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태왕도 올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달서구 진천과 월성 등 2개 아파트 현장을 정상 준공시키고 내부적으로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해와 현재는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서한과 한라주택, SD건설 등도 각사마다 아파트 분양 현장이 1, 2개에 불과해 미분양 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 지난해부터 관급 및 BTL사업에 주력, 현재 전국적으로 건설업체들이 겪고 있는 통상적인 자금난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우방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건설사들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라며 "대구는 지난 2006년부터 주택 경기가 침체된 탓에 업체들이 주택 사업 축소와 자금 확보에 노력해온 덕으로 현재의 위기를 잘 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건설업 위상은 더욱 축소될 듯

C&우방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IMF 이후 어렵게 살아남은 '대구 건설업'의 위상은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우방의 전국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62위며 대구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 1위인 화성산업의 전국 시평 순위는 49위.

따라서 대구 2위 기업 우방이 워크아웃으로 정상 경영이 불투명해지면 지역 건설업의 위상 추락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방의 매출액은 3천700억원, 올 상반기까지 매출 실적은 2천억원에 이르며 현재 종업원수도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의 올 상반기 전체 수주액이 5천5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방의 부실은 지역 건설업 전체에 상당한 파장을 미치게 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대구 건설업체들이 전국 건설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에 불과하다"며 "지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우방 같은 기업 하나를 다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건설업에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주택부문도 대구지역 침체가 가장 심각한 것을 고려하면 대구 건설업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하다. 화성산업만 토목 및 건축 비율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는 정도며 나머지 기업들은 주택 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들은 "청구, 우방, 보성이 이끌었던 90년대 대구 건설업의 영화가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마나 지역에서 대형 관급 공사가 잇따라 발주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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