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환율·테러·시위…여행사들 "울고 싶어라"

입력 2008-11-28 09:41:48

경기침체에다 테러와 무력충돌 등 잇따라 터지는 해외 악재로 인해 지역 여행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지역 여행사들은 경기 불황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태국 방콕의 시위,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더욱 움츠러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 동인동 A 여행사는 최근 태국 방콕 시위가 발생하면서 단체예약객 2팀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 회사 대표는 "고객들이 불안해하면서 태국여행 예약을 취소했다"면서 "경기침체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2월 해외여행 예약 문의전화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지역 여행사들에 따르면 12월 해외여행 패키지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줄었다. 특히 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동남아에서 가장 큰 여행 시장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해외여행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국여행의 경우 지난 5월 발생한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한 데다 베이징올림픽으로 중국내 물가가 상승하면서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일본 여행도 환율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전엔 3박4일 패키지상품이 11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엔 환율상승으로 130만~140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로 태국 방콕공항이 마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수백명의 발이 묶임에 따라 지역 여행사들은 공항이 재개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또 여행사들은 뭄바이 테러 사건을 계기로 내국인들이 해외여행 자체를 꺼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불경기로 유럽, 미국 등 고가 여행을 꺼리는 상황에서 그나마 사업이 유지되는 게 동남아 지역인데 이런 악재로 내국인들이 안전한 국내 여행으로 고개를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 한 여행업체 대표는 "경기가 안 좋아 해외여행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해외에서 악재가 터져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경기침체와 악재가 지속되면 문닫는 업체가 속축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편 해외여행객 급감으로 지난달 우리나라 관광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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